카지노 엘에이, 500억 대작 '별들' 흥행 참패에 "언젠가 재평가받길" [인터뷰+]
배우 카지노 엘에이이 극과 극의 반응을 얻은 tvN 주말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와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을 끝낸 소감을 전했다.

카지노 엘에이은 지난달 나란히 선보여진 '별들에게 물어봐'와 '스터디그룹'으로 극과 극의 평가 중심에 섰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우주정거장과 지구를 오가는 본격 우주 로맨틱 코미디를 담아낸 작품이다. 제작 준비기간만 5년, 제작비는 500억원에 이르는 대작이다. 카지노 엘에이은 공룡(이민호 분)을 짝사랑하는 외강내유 재벌녀 최고은 역을 맡았다. 하지만 드라마는 반복된 베드신, 시대착오적인 대사 등이 논란이 되면서 시청률은 1%대로 추락했고, 악평 속에 막을 내렸다.

반편 '스터디그룹'은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며 "볼만한 학원물의 탄생"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스터디그룹'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몰빵된 윤가민(황민현 분)이 최악의 꼴통 학교에서 피 튀기는 입시에 뛰어들며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는 코믹 고교 액션 드라마로, 카지노 엘에이은 윤가민과 스터디그룹을 응원하는 기간제 교사 이한경 역을 맡았다.
/사진=tvN 주말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스틸
/사진=tvN 주말드라마 '카지노 엘에이에게 물어봐' 스틸
흥행에 참패하면서 카지노 엘에이은 '별들에게 물어봐' 주연 배우들 중 유일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카지노 엘에이은 "보다 넓은 마음으로 바라봐주시길 바란다"며 "언젠가 다시 재평가받는 작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스터디그룹'에 대해서는 시즌2 가능성에 대해 "우리 모두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하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다음은 카지노 엘에이과 일문일답.
카지노 엘에이, 500억 대작 '별들' 흥행 참패에 "언젠가 재평가받길" [인터뷰+]
▶ 인터뷰에 응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용기있는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 뭐가 됐든 열심히 만든 작품이다. 저도 애정하는 작품이고, 이게 시청자들에게 낯선 지점이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OTT라는 좋은 매개체가 있으니까, 언젠가 시간이 지났을 때 꺼내봐주셨으면 한다. 그런 마음으로 결심했다.

▶시청자가 어디에서 낯설다고 느낄거라 여겼나.

= 우주라는 광활한 소재를 생각했을 때, 기대하는 부분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저희가 갖고가고자 하는 이야기는 결국 사람 얘기였다. 사람이 살아가는 소소함을 원초적으로 인간미 나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거기에서 차이가 나왔을 거 같다.

▶결말은 어떻게 봤을까.

= 속상하다. 이브(공효진 분)의 결말도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공룡(이민호 분) 보내주는 고은이의 마음도 안타깝지만, 그렇게 할 수 박에 없을 수 밖에 없던 거 같다. 또 열린 결말 지점에 대해서는 상상할 수 있는 지점이 있는 거 같다.

▶ 500억원 제작비 타이틀이 붙어 다녔다. 시청률이 안나와서 안타까운 건 없었나.

=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건 우주라는 공간을 세트장 장치를 통해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세트로 안되는 부분은 CG로 채워야 했다. 그래서 제작비가 불어날 수 밖에 없었을 거 같다. 하지만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돈이 많이 들어서 많은 사랑을 받아야 하고, 이런 건 비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전 우주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웃음) 저는 지구에 있어서. 그래도 우주 세트장을 가보곤 했다. 그때 보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잘 세팅이 돼 있더라. 또 제가 지구에 있을 때 그룹 사옥도 좋았다. 정성스럽게 한땀한땀 세팅이 돼 있었다.

▶ 이민호가 연기한 공룡과 고은은 약혼 관계인데, 초반 말곤 만나지도 못했다.

= 초반 이후 크게 만나진 못했지만 체감을 많이 못했다. 처음부터 리딩도 하고, 회식도 하면서 편해진 관계였다. (이)민호는 소탈하고 장난꾸러기같기도 해서 상대를 편안하게 해줬다.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봐도 어제 본 느낌으로 촬영했다.

▶ 첫 반응부터 호불호가 갈렸다.

= 첫방부터 챙겨봤는데, 저도 시청자들이 어떻게 느낄지 궁금증과 설렘, 걱정 등 다양한 감정을 갖고 시작했다. 그런데 저는 생각보다 '재밌다'고 느꼈다. 조금은 과장돼 보이고, 낯설어 보이는 지점들이 조금만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유쾌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굉장히 솔직하고 거침없는 지점들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너무 무겁게 가져갔다면 오히려 전 맞지 않았을 거 같다는 생각도 했다. 조금은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멘트들이 낯설 수 있다 생각한 지점도 있었는데,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결국 사람 이야기였다. 하나로 모아지는 건 사람들의 솔직한 얘기였다.

▶ 초반부 노출분도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였다. 촬영하면서 힘들진 않았나.

= 힘들다 생각될 요소들이 촬영장에서 힘들지 않았다. 감독님도, 민호 배우도 여러 것들로 배려를 많이 했다.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잘 촬영해서 어렵진 않았다. 어떻게 하면 잘 표현이 될까만 생각했다. 자극적인 걸 보여주려는 장면은 아니라서, 우리의 지점들이 잘 표현됐을지만 생각했다. 다만 관점은 다양하기 때문에 제가 뭐라할 수 없지만 다양성이 존중되길 바랐다.

▶재벌 후계자 역할인데 '카지노 엘에이에게 물어봐' 속 모습이 이전보다 안 예뻐보인다는 반응도 있었다.

= 모든 장면이 예쁘게 나오면 좋겠지만, 한장면 한장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그것보다 감정에 집중해서 보려는 편이다. 예뻐보이고 싶고, 예쁘게 느껴지면 더 좋지만 배우가 예쁜게 전부는 아니다. 작품 안에서 캐릭터를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순간에, 배우로서 바라봐 주는 소망들이 있다.
/사진=티빙 '스터디그룹' 스틸
/사진=티빙 '스터디그룹' 스틸
▶이 작품과 '스터디그룹'이 동시에 공개됐다. '스터디그룹'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처음부터 빠르게 갈 거라 말씀하셨고, 가편집도 봤다. 그리고 이후 '재밌게 잘나왔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잘 될 거라 생각했지만, 더 많이 사랑받았다.

▶ '스터디그룹'은 주인공인 황민현의 입대로 초반 홍보가 힘든 작품이었다.

= 우리끼린 주기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막방'도 모여서 다같이 봤다. 우리 입장에서 아쉽지만 (황)민현이가 더더욱 아쉬울 거 같다. 워낙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그리고 '스터디그룹'에 정말 애정이 많았다. 그걸 옆에서 많이 느꼈어서, '얼마나 아쉬울까' 했다. 그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해 해보고 싶었다. 대신 사진도 올려주기도 하고, 홍보에 힘쓰자고 했다.

▶ 이민호와 황민현을 고르자면. 둘 중 하나랑 또 한번 만난다면 누구랑 하고 싶나.

= 두 사람의 느낌이 완전 다르다. 민호는 헤어진 연인의 감정으로 임했고, 민현이는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였다. 동지 같은 느낌이었다. 둘다 너무 좋았다. 다만 '스터디그룹' 시즌2에 대해 확답할 순 없지만,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하고 싶어하기에 다시 할 가능성이 높은 건 민현이 같다. 제대만 기대리고 있다.(웃음)

▶'스터디그룹' 출연진이 신인이 대부분이라 선배로서 끌고가기 어렵진 않았나.

= 다들 열심히 해줬고, 분위기도 좋았다. 저는 믿고 제 몫을 잘 하는게 다였다. 제가 조금 선배긴 하지만 '나도 부족한게 많다', '긴장된다' 이런 걸 많이 말하면서 편하게 풀어주려했다. 제가 워낙 수직 관계를 안좋아한다. 수평적인 관계가 좋다. 그래서 친구처럼 잘 지냈던 거 같다. 지칠 수 있는 순간에도 에너지가 굉장해서 그걸 받아가면서 했다.

▶ 올해 드라마도 2편이나 선보였지만 연극까지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소속사도 옮기면서 개인적인 변화가 많았는데, 그런 영향일까.

=연극이 새로운 도전이다. 연극을 하면서 어떻게 보면 매체에 익숙한 지점에서는 누구나 올 수 있는 정체기의 지점이 조금은 풀린 거 같다. 그리고 지금 해소가 된 마음을 잘 간직해서 다음에 제 작품을 할 때에 깊이 있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연극은 넷플릭스 '애나만들기'가 원작인데, 제가 그 시리즈를 좋아했다. 시기적으로도 딱 맞았지만, 연극은 어느순간부터 도전하고 싶었던 영역이었다. 활동을 하면서 어느순간 매너리즘에 빠지더라.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특히 '개미가 타고 있어요'라는 작품을 하고 나서 더 느낀거 같다. 한단계 한단계 올라갈 때마다 정체기를 겪는데, 그게 맞닥드린 시기였다. 처음으로 주연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굉장히 열심히 했다. 그때 뭔가 더 표현하고 싶은데, 더 표현하지 못하면서 갈증을 느낀 거 같다. 그래서 내가 틀에 갇힌거 같고, 깨보고 싶었다.

▶ 임신은 물론 결혼 경험도 없는데 임부 역할을 하고 큰 일도 겪는 설정이다.

= 임신, 수술 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어떤 반응이 오는지, 고통이 오는지 자료 조사도 많이 했다. 그래서 추측을 하고, 제가 누군가의 반려견 보호자가 된 경험이 있어서 온전한 생명체로 책임져야 하는 마음이 모성애적 마음을 유지하면서 키워나가려고 했다.

▶ 두 작품 공개 후 전혀 다른 캐릭터라 주변의 반응도 궁금하다.

= 작품이 동시에 나오다보니 완전히 다른 인물이라 '다른 사람으로 봐주시길'이란 생각은 했다. 항상 캐릭터로서 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 캐릭터에 있어서 고은이는 고은이대로 잘 어울린다고 하고, 중간 중간 용이 어머님으로 나온 세 선배님들과 연락을 드렸는데 '매력있다'고 해주셨다.

▶ 동시에 공개된다고 했을때 어땠나. 선택할 순 없겠지만, 배우 입장에선 순차적으로 공개됐으면 좋겠다 싶었기도 한데.

= 전 그저 다 공개돼 좋았다. 찍어놓은지 꽤 시간이 된 거라 빨리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 또 캐릭터가 완전히 달라서 '다른 사람으로 봤으면 좋겠다'라는 마음만 있었다. 또 작년에 보여지는 활동이 없어서 기다리는 분들이 있어서 전 그저 좋았다.

▶ 데뷔 20년차다.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거 같다.

= 마음먹은대로 안되는 게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반계단씩 올라온 거 같다. 연기에 대한 열망 하나로 차근차근 해왔다는 거, 그게 지금도 제가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거 같다. 이런 것들이 앞으로도 잘 쌓여서 나아가길 바란다. 또 배우로 이 직업이 매력적으로 느낀 지점이 있는데, 저의 모든 인생이 연기에 묻어난다는 거다. 제가 살아오고 순간순간 느낀 모든 것들이 결국 연기로 깊이있게 표현되길 바란다.

▶ 그동안 작품 속에서 이어지는 사랑이 없었다. 행복한 '로코'도 꿈꿀 거 같다.

= 맞다.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나 좀 더 감정적으로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신데렐라 얘기 해보고 싶다.(웃음) 제가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도 많이 했는데, 다 이뤄지지 않아서 아픔만 남겨줬다.

김소연 카지노 엘에이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