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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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주가가 좀처럼 반등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회사 덕에 실적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본업인 영화관 사업이 여전히 부진한 탓이다.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는 모습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는 전날 5200원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에도 불구하고 50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J CGV는 지난해 8월 잠시 7000원선까지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최근 1년간 줄곧 4000~5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 주가는 52주 최고가(7430원)에 비해 30% 낮다.

주가가 장기간 부진한 탓에 개인 투자자는 대부분 원금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CJ CGV에 투자한 1만4214명 중 손실 투자자 비율은 99.42%에 달한다. 이들의 평균 손실률은 52.37%다. 한 투자자는 종목 토론방에 "수익률이 마이너스(-) 70%다. 언제 본전을 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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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실적이 주가를 짓누르는 모양새다. CJ CGV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70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268억원을 36.7% 밑돌았다. 연간 영업이익도 기대치를 26%가량 하회했다. 자회사로 편입된 CJ올리브네트웍스가 분발했지만, 별도 기준 영업손실이 76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국내 영화 사업 매출액은 7588억원으로 2023년(7733억원)에 비해 1.9% 줄었다. 작년 상반기에는 '파묘', '범죄도시4'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관람객이 증가했지만, 하반기 흥행작 부족으로 영화 시장이 전반적으로 쪼그라든 영향이다. 지난해 CJ CGV를 이용한 관람객은 5972만명으로 전년 대비 7.4%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평균티켓가격(ATP)은 1만680원에서 9480원으로 11.2% 낮아져 관람객 증가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특히 영화 산업의 위기는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극장 시장 규모는 1조2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줄었다. 반면 OTT 시장 규모는 2조719억원으로 11% 불어났다.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고 IPTV나 OTT에 유통되기까지 유예 기간을 두는 '홀드백'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홀드백 기간이 짧다면 소비자는 영화관에 가지 않게 된다. 조금만 기다리면 OTT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개봉했던 '보고타'는 개봉 약 1개월 만에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전, 란', '무도실무관' 등 아예 극장에 개봉하지 않고 OTT로 직행하는 콘텐츠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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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건전성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595.2%, 순차입금비율은 125.1%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는 개선됐지만, 각각 3분기(392.9%·66.8%)에 비해선 악화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CJ CGV가 CJ올리브네트웍스를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국내와 중국의 관람객 수 부진이 장기화해 느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가가 반등하려면 재무건전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CJ CGV는 올해 전략 국가를 중심으로 스크린X(SCREEN X) 기술 특별관을 확대하며 실적 개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수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개봉하는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영화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익 구조 개선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국내에서는 봉준호 감독 신작 '미키 17'을 시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등 기대작들이 연이어 개봉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아바타: 불과 재'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극장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너자2'가 흥행하는 등 중국 영화 시장도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종민 CJ CGV 대표는 "기술 특별관인 SCREENX와 4DX의 글로벌 확산과 콘텐츠 경쟁력 제고를 통해 혁신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며 "국내외 멀티플렉스 운영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해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영기 우리 카지노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