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지노 찰리DB, 영화 '커넥트' 스틸컷
/사진=한경DB, 영화 '커넥트' 스틸컷
그룹 클론 출신 DJ 구준엽(55)이 고인이 된 아내 서카지노 찰리(쉬시위안·48)의 전남편 왕소비(왕샤오페이·43)에게 약 100억원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매체 차이나 프레스, QQ 뉴스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간) 대만의 유명 매니저 진효지(천샤오즈)가 폭로한 왕소비의 재정 상황에 대해 전했다. 진효지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카지노 찰리의 음성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재벌 2세로 알려졌던 왕소비가 실제로는 서카지노 찰리의 경제력에 기생해 살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진효지는 국 가수 겸 모델 하리수와 대만 배우 롼징톈(阮經天) 등 여러 톱스타를 발굴한 매니저로 알려졌다.

진효지는 서카지노 찰리이 생전에 살았던 타이베이 신의구의 대저택에 대해 "왕소비가 서카지노 찰리에게 집을 사줬고, 주택담보 대출금도 왕소비가 갚았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왕소비가 서카지노 찰리의 명의로 대출받아 호화 주택을 샀는데, 이 돈을 아직 다 갚지 않았다. 왕소비가 중국 본토 출신이라서 대만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출 총액은 3억5000만 대만달러(한화 약 153억원)였는데, 서카지노 찰리이 대출금을 상환했다"며 "출산 후 연예계 활동을 줄이고, 자녀를 돌보는 데 집중했던 서카지노 찰리에게는 힘든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카지노 찰리은 집 대출금으로 매달 100만 대만달러(약 4300만원)를 상환해왔다는 게 진효지의 설명이었다.

더불어 "서카지노 찰리에 대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다"며 "진짜 문제는 왕소비"라고 저격했다.

진효지는 "왕소비가 대만에서 추진했던 사업들도 순탄하지 않았다"며 "왕소비의 어머니인 장란이 그의 재무 관리를 했는데, 결혼 후에도 서카지노 찰리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아 서카지노 찰리의 어머니가 왕소비에게 차용증(금전소비대차 계약서)을 쓰게 해 딸의 재산을 보호하려 했다"고 전했다.

진효지의 폭로에 중화권 매체들은 "왕소비의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며 "그간 재벌 2세로 화려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폭로로 인해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형성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서카지노 찰리이 이미 세상을 떠난 만큼 진실이 완전히 밝혀질지 미지수"라며 "이번 사건은 연예계의 복잡한 이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앞서 대만 매체 이티투데이는 왕소비가 타이베이 신이의 고급 주택에 대해 서카지노 찰리에게 2억5000만위안(약 494억원)의 빚을 갚지 않았고, 매달 위자료와 양육비로 150만대만달러(약 6600만원)를 지불하기로 했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건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서카지노 찰리의 모친인 황춘매(황춘메이)가 왕소비와 그 일가를 향해 "나는 정의가 회복될 수 없다고 믿지 않는다. 나는 전쟁할 것이다. 응원해 달라"고 선전포고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서카지노 찰리의 유산은 6억위안(약 12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대만 법조계는 서카지노 찰리의 상속재산을 구준엽과 전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자녀 2명이 각각 3분의 1씩 나눠가질 것으로 봤다. 서카지노 찰리이 유언장을 쓰지 않았다면 구준엽과 두 자녀에게 각각 2억위안씩 상속될 수 있다는 것.

구준엽은 이에 대해 자신의 SNS에 "그 모든 유산은 생전 카지노 찰리이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피땀 흘려 모아놓은 것이기에 저에 대한 권한은 장모님께 모두 드릴 생각"이라며 "아이들의 권한은 나쁜 사람들이 손대지 못하도록 변호사를 통해 자녀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보호해 주도록 법적인 조처를 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저는 카지노 찰리이가 제일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켜주는 것이 마지막으로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만의 변호사들은 서카지노 찰리의 유산 배분 관련 가장 중요한 인물로 황춘매를 꼽으며 "두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왕소비의 친권 정지를 요청할 권리가 있다. 서카지노 찰리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상황을 고려하고 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왕소비는 친권이 정지됐지만, 법원에 친권 회복을 요청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양측 간의 법적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왕소비와 장란 모자는 서카지노 찰리 생전에 가짜뉴스를 유포해 명예훼손을 하고, 양육비 미지급 등으로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서카지노 찰리의 죽음 후에도 "장례비를 모두 지불했다", "전용기를 보냈다" 등의 가짜뉴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왕소비는 서카지노 찰리의 죽음에 과도하게 슬퍼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죽음까지 이용한다"는 비판받았다. 왕소비는 앞서 서카지노 찰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장례식이 진행 중이던 일본이 아닌 대만으로 와 보란 듯이 취재진 앞에 섰다. 또한 비가 내리는 밤길을 걷는 모습이 포착돼 연출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비판받던 왕소비는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중국 베이징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왕소비와 서카지노 찰리 사이에서 태어난 2명의 자녀는 동행하지 않았다는 게 공통된 보도 내용이다.

왕소비와 장란이 1억 4200만 달러(약 2000억원)의 빚을 지고 있고, 친척 명의로 대만에 신탁을 설립해 돈을 은닉하고 세탁하는 도구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서카지노 찰리의 유산을 탐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