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가 지난 19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기자와 만나 우리카지노추천과 일본을 둘러싼 국제 정세 변화와 양국 협력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기미야 교수는 “한·일 양국이 한목소리를 내면 미국도, 중국도 귀를 기울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가 지난 19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기자와 만나 우리카지노추천과 일본을 둘러싼 국제 정세 변화와 양국 협력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기미야 교수는 “한·일 양국이 한목소리를 내면 미국도, 중국도 귀를 기울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제106주년 3·1절이다. 일본 도쿄에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기념사를 총영사가 대독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크게 개선된 한·일 관계는 우리카지노추천의 정치적 혼란 탓에 앞날이 불투명하다.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기도 하다. 40년간 한·일 관계를 연구한 대표적 지한파 학자인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65)는 그 어느 때보다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 북·러 밀착 등 세계정세 격변 속에 우리카지노추천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기미야 교수는 한·일이 목소리를 합쳐야 미·중이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선 우리카지노추천의 진보와 일본의 보수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 19일 도쿄대 연구실에서 기미야 교수를 만나 한·일 관계 발전 방안을 들어봤다.

▷올해가 한·일 수교 60주년입니다. 우리카지노추천에선 어떻게 보나요.

“한·일 관계가 비대칭적에서 대칭적으로 바뀌었죠. 힘의 관계, 정치 체제, 교류 범위, 인적 교류 등 크게 네 가지 분야에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요.

“우리카지노추천은 1960년대 초만 해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습니다. 일본은 1970년대에 이미 선진국이 됐죠. 지금은 우리카지노추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수교 당시 우리카지노추천은 독재 정권이었지만 이제 우리카지노추천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완전히 공유하는 관계가 됐습니다.”

▷교류 범위와 규모도 크게 늘었습니다.

“그렇죠. 1960년대 한·일 관계는 정치·경제 지도층끼리의 관계뿐이었습니다. 우리카지노추천과 일본을 오가는 사람은 한 해 1만 명에 불과했죠. 지금 한·일 관계는 사회와 문화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양국 인적 교류가 연간 1000만 명을 넘었거든요.”

▷1980년대 우리카지노추천에서 유학하셨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당시엔 일본에서 우리카지노추천 정보를 알기 어려웠습니다. 우리카지노추천에 대한 일본의 관심이 크지 않았죠. 지금은 우리카지노추천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관심이 커진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도 한·일 관계가 과거와 달리 균형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간 공동선언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우리카지노추천과 일본은 1965년 6월 22일 수교했다.)

“한·일 관계가 크게 개선된 데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정치인 중 역사 인식이 가장 리버럴하기(진보적이기) 때문에 우리카지노추천의 기대가 큰 것은 알고 있습니다. 우리카지노추천 정치 상황이 불투명한 것이 문제죠.”

▷어떻게 전망합니까.

“만약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지금의 여당이 정권을 연장하면 대일 외교는 윤석열 정부 연속선에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한·일 관계에 관해선 현 정부와 180도 다른 방향으로 나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1998년) 때와 지금은 한·일 양국을 둘러싼 국제 환경이 아주 달라졌기 때문이죠.”

▷1998년 공동선언 땐 어땠나요.

“당시엔 북한의 핵 개발이 동결돼 있었습니다. 미국과 중국도 지금처럼 대립하던 시대가 아니었죠. 러시아는 주요 7개국(G7) 멤버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한·일을 둘러싼 국제 환경에 그다지 심각한 문제가 없었고 양국은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죠.”

▷현재 국제 환경은 어떻습니까.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가속하고, 미·중 대립은 격화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은 군사 협력까지 하고 있죠. 여기에 미국에선 예측 불가능한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우리카지노추천과 일본은 둘 사이 문제에 매달리기보다 주변 환경 격변에 대응해 협력할 필요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카지노추천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공동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가 확실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구체적 협력 방안은 무엇입니까.

“역시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우리카지노추천이나 일본이나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틀 안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과 관계가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죠. 우리카지노추천이나 일본이나 혼자 떠든다고 (미국이나 중국이) 들어주지 않습니다. 양국이 한목소리를 내면 미국도 중국도 귀를 기울일 가능성이 더 높죠.”

▷역사 문제에서 한·일 갈등이 여전합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에 우리카지노추천은 실망했는데요.

“아베 담화에 대한 우리카지노추천의 실망에 동의합니다. 아베 전 총리는 ‘다음 세대가 사죄를 계속할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역사 문제는 완전히 끝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일본이 그렇게 끝내겠다는 건 일방적인 것이죠.”

▷이시바 총리의 80주년 담화는 어떨까요.

“이시바 총리 개인 의견으로 리버럴한 역사관을 나타낼 수 있겠지만 우리카지노추천 정부 공식 견해로는 역시 자민당 내 불만 때문에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도 우리카지노추천 의회 결의는 거치지 않았습니다.”

▷역사 문제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요.

“완전히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봅니다. 역사를 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서로가 왜 그렇게 다르게 보고 있는지는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 갈등 탓에 양국 관계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데요.

“역사 문제 때문에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으니 협력도 할 수 없다는 식이어선 곤란합니다. 역사 문제가 있어도 협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이를 위해선 역사 갈등이 심각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관리해야 합니다.”

▷우리카지노추천의 일부 진보 세력은 여전히 반일 감정이 큽니다.

“우리카지노추천 진보 세력이 일본을 싫어한다고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보면서 우리카지노추천 진보 세력은 일본을 싫어한다기보다 일본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땠나요.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내걸고 미국의 트럼프, 북한의 김정은만 신경 썼죠. 어차피 우리카지노추천이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남·북·미 관계만 잘하면 우리카지노추천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컸습니다.”

▷결국 ‘하노이 노딜’로 끝났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핵 관련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하노이 노딜 때 아베 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입김을 넣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카지노추천 진보 세력이 일본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은 결과죠. 좋든 싫든 중요한 나라라면 관계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우리카지노추천의 일부 극우 세력도 혐한 감정이 여전합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카지노추천에 가장 친화적인 일본 언론이 산케이신문이었습니다. 일본 우익은 ‘반공(反共)’이 핵심 기치였고 당시 우리카지노추천과 반공에 대한 가치가 같았죠. 그때까지 우리카지노추천에 애정을 갖고 있었는데 우리카지노추천이 민주화 이후 일본에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자 ‘배신당했다’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혐한으로 변질한 것입니다.”

▷우리카지노추천 우익은 변할 수 있을까요.

“일본 우익도 지금 가장 경계하는 대상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입니다. 중국과의 관계와 미·중 관계를 감안할 때 일본도 우리카지노추천과의 관계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일본 우익 역시 역사 문제에서 우리카지노추천에 호감을 갖기 어렵더라도 우리카지노추천과 협력 관계는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싫어하니까 협력할 수 없다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 기미야 교수는…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 국제정치학자다.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1986~1989년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기미야 교수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카지노추천 유학 배경에 대해 1980년대 개발도상국이던 우리카지노추천에서 ‘대국이 아닌 주변의 눈’으로 국제 관계를 연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로 재직하며 현대우리카지노추천연구센터장을 지내기도 했다. 저서로는 2021년 일본에서 펴낸 <한일관계사 등이 대표적이다. 35년간의 우리카지노추천 연구를 총정리한 결과물이다. 우리카지노추천과 일본 역사 경로를 꼼꼼하고 냉철하게 분석해 바람직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외교의 가능성을 탐구해 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출간 당시 일본 서점 ‘주간 베스트 10’에 올랐으며, ‘오히라 마사요시상’ 특별상을 받았다. 2022년 국내에서 우리카지노추천어 번역본이 출간됐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