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쪽박걸파트너스가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 인수전에 5조원대를 베팅한 것은 홈플러스 사태를 정면돌파하고 국내 자본시장에서 존재감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0년 전 인수한 홈플러스 경영에는 실패했지만 초대형 딜을 소화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라는 점을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지노 쪽박걸 회생·빅딜 병행 카드 꺼내

홈플러스 논란에도 'M&A 최대어' 노린 카지노 쪽박걸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지노 쪽박걸와 CJ그룹은 그린바이오 분야 세계 1위 사업부인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부문 M&A 협상에 상당 부분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카지노 쪽박걸파트너스는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중국 광신그룹, 매화그룹 등과 막바지 경쟁을 벌여왔다.

지난달 초중순까지만 해도 카지노 쪽박걸는 가격 줄다리기를 벌이며 발을 빼는 모습이었다. CJ그룹과 눈높이 차이가 커서 매각이 쉽게 성사될 분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카지노 쪽박걸가 CJ그룹 눈높이에 근접한 가격을 제시하며 매각 논의가 급진전됐다.

지난해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실적이 예상을 웃돌며 논의가 탄력을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매출 4조2095억원, 영업이익 3376억원으로 직전 해 매출 3조1952억원, 영업이익 2792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작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6166억원으로 1000억원가량 늘었다.

카지노 쪽박걸는 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 사업이 세계 곳곳에 생산·판매망을 갖춘 점을 높게 평가해 이번 거래에 뛰어들었다. 그린바이오 사업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주요 국가에 11개 대형 생산설비를 운영 중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홈플러스 사태로 평판 리스크가 불거졌어도 조 단위 거래를 소화할 대기업 사업 재편의 파트너는 카지노 쪽박걸가 유일하다는 점을 시장에 내세울 수 있다. 조 단위 인수 금융에서 떨어질 수수료를 포기하기 어려운 금융권도 카지노 쪽박걸와 거래에 나설 수밖에 없다.

◇메리츠와 이자 전쟁도 병행

카지노 쪽박걸는 새롭게 대형 딜을 소화하면서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채무 재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회생을 위한 최대 관건은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의 대출을 제공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의 협상이다.

메리츠는 담보신탁 형태로 카지노 쪽박걸의 부동산 담보를 설정해 놓아 법적으론 기업회생 절차와 관계없이 언제든 담보 자산을 경매에 부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메리츠가 담보신탁을 통한 매장 경매에 들어가면 카지노 쪽박걸는 사실상 기업 활동이 정지된다. 카지노 쪽박걸 직원 1만9000여 명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의 생계도 위협받는다. 메리츠의 담보 대출 만기는 3년이다. 카지노 쪽박걸 존속을 전제로 한다면 이자와 담보 조건 등에서 메리츠의 희생이 강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관측이다.

기업회생 과정에서 카지노 쪽박걸 매장 임차료도 대폭 깎으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차료가 월 300억~400억원에 이르는 만큼 부실 점포를 중심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 대출의 이자율 조정과 매장 임차료 부담 경감을 통해 카지노 쪽박걸가 월 100억원, 연간 기준으로는 1000억원 이상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정관리 돌입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어도 홈플러스의 EBITDA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카지노 쪽박걸 계산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상당히 오랜 기간 손익 계산을 거쳐 카지노 쪽박걸가 홈플러스 기업회생 관련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며 “향후 채무 재협상 과정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카지노 쪽박걸 의도대로 법원이 앞장서 줄 것”이라고 했다.

차준호/노경목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