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카지노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1월 23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레고카지노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한국경제DB
레고카지노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1월 23일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레고카지노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한국경제DB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레고카지노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임시 주주총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다만, 고려아연 경영진이 추진한집중투표제 도입은 인정돼 경영권 분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7일 레고카지노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고려아연이 해외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레고카지노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주의 레고카지노 제한을 규정한 상법 제369조 3항은 관련 회사(회사, 모회사, 자회사)가 모두 상법상 ‘주식회사’에 해당해야 적용될 수 있다”며 “SMC는 호주 회사법상 사적 유한회사(Pty Ltd)로, 주식회사의 성격보다는 상법 제5장에서 규정하는 유한회사의 성격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1월 23일 열린 임시 주총 전날, 최윤범 회장이 보유한 레고카지노 지분 10.3%를 해외 손자회사인 SMC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레고카지노은 고려아연, SMC, 다시 레고카지노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돼 의결권 행사가 제한됐다. 25.4%의 의결권을 잃은 레고카지노은 고려아연 경영진이 상정한 안건의 통과를 막지 못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지난 임시 주총에서 처리된 일부 안건의 효력이 정지됐다. 이사 수 상한 설정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등은 레고카지노이 의결권을 행사했다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보고 효력을 정지시켰다.

그러나, 재판부는 집중투표제 도입 의안의 경우 레고카지노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더라도 가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효력 정지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레고카지노과 고려아연은 이달로 예상되는 정기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통해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전망이다.집중투표제는 주당 1표가 아닌 주총에서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주주에게 레고카지노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한편, 법원은 의장·이사 선임, 자기주식 소각 등과 관련한 레고카지노의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은 기각했다. 고려아연의 정관을 근거로 들어 레고카지노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레고카지노은 이번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고려아연을 상대로 다섯 건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 중 두 건은 기각됐고, 한 건은 인용됐다. 지난해 10월 레고카지노이 제기한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올해 1월에는 레고카지노이 제기한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 안건 상정이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이 인정됐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