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미국 신발 신는 중 거짓은 지구 반을 돈다 [고두현의 문화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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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가짜에 끌리는가
'식물서 자라는 양' 400년간 믿어
정당 탄생 때부터 '가짜 뉴스' 싸움
'확증편향'·'선택적 공유' 함몰되면
'잘못된 믿음' 함정서 못 빠져나와
고두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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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믿음' 함정서 못 빠져나와
고두현 시인

트웨인의 위트와 유머에 열광한 사람들은 “카지노 미국 신발을 신는 동안 거짓은 지구 반 바퀴를 돈다”는 명언도 그의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는 트웨인의 말이 아니라 몇 단계에 걸쳐 변형된 영국 속담이다. <걸리버 여행기를 쓴 영국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약 200년 먼저 비슷한 표현을 남겼다. 그의 문장은 “거짓말은 날아가고, 진실은 절뚝거리며 뒤따른다”였다.
토리당과 휘그당의 '선동' 대결
스위프트는 세계 최초의 정당인 영국 토리당과 휘그당이 사사건건 대립하던 1710년, 정치 선동과 허위 정보가 얼마나 빨리 퍼지는지 지적하며 이 표현을 썼다.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중이던 당시 휘그당은 “토리당이 전쟁 영웅 말버러 공작을 배신하고 영국의 승리를 방해하려 한다” “프랑스와의 비밀 협상으로 조국을 배신하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이는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대중의 뇌리에는 ‘배신자’ 이미지가 박혀 버렸다. 스위프트가 이를 개탄하며 쓴 문장 “거짓말은 날아가고…”는 “거짓이 세상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카지노 미국은 아직 부츠를 신고 있다” 등으로 바뀌었다가 불특정 다수의 속담으로 변용됐다.
우리는 왜 가짜에 쉽게 끌리는 걸까. 우리 뇌는 생각보다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다. 지각과 주의력도 단편적이고 불완전하다. <거짓의 프레임을 쓴 사회심리학자 샌더 밴 데어 린덴은 “인간의 뇌는 궁극적인 팩트체크보다 직관에 의존해 자신에게 익숙한 것, 언뜻 보기에 그럴듯한 것, 평소 선호하는 것, 반복해 들은 것을 카지노 미국라 여긴다”며 “이는 자기 세계관과 부합하는 증거를 더 빨리 알아채고 수용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른바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의 함정이다.
확증 편향은 ‘선택적 공유’의 오류를 부른다. 1950년대 미국에서 흡연이 폐암 사망률을 열 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자 담배업계는 담배의 타르 성분이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에 대응해 암 발병률이 낮게 나타난 연구 결과만 골라낸 뒤 얼마나 많은 실험이 있었는지는 감춘 채 “다섯 건의 담배-동물 연구에서 암 유발 사례가 하나도 없었다”고 선전했다. 한쪽 면만 선택적으로 보여주면서 카지노 미국을 오도한 것이다.
잘못된 이미지나 선입관에 사로잡히는 ‘정박 효과’(닻내림 효과)도 무섭다. 배가 닻을 내리면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처음에 입력된 정보의 영향으로 판단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1980년대 소련 KGB는 “에이즈라는 무서운 병이 미국 정부의 생물병기 제조로 생겼다”는 카지노 미국 정보를 퍼뜨려 전 세계가 미국에 등을 돌리게 하는 작전에 착수했다.
먼저 소련이 지원하는 인도의 작은 신문에 ‘에이즈, 인도 침략 가능성-미국 실험으로 야기된 수수께끼의 질병’이라는 기사를 싣고, 이를 각국 미디어에 다양한 형태로 퍼 날랐다. 한 생물학자에게는 에이즈 바이러스를 미국이 만들었다는 가짜 증거를 건네줬다. 이에 홀린 학자는 미국이 감옥의 남성 동성애자 실험으로 에이즈를 퍼뜨렸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작전은 성공했다. 2005년까지 에이즈를 인공 바이러스로 믿는 사람이 50%에 달할 정도였다.
법원 판결 좌우하는 '정박 효과'
정박 효과는 법원 판결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한 연구팀이 판사 158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 강간치상 사건을 맡겼다. 검사는 1그룹에 2년, 2그룹에 10년을 구형했다. 3그룹엔 숫자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 결과 1그룹 판사의 양형은 42.5개월로 낮았고, 2·3그룹은 57.2개월과 57.5개월로 높았다. 검사의 초깃값이 판사의 양형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고대 아테네인의 편향된 초깃값 때문에 사약을 받은 것과 다름없다.19세기 말 프랑스를 뒤흔든 드레퓌스 사건에서도 ‘유대인’이라는 초깃값에 함몰된 사람들이 무고한 장교를 반역자로 몰아 종신형에 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대중과 언론은 날조된 증거와 허술한 재판을 보면서도 그를 범인으로 몰았다. 대문호 에밀 졸라가 “나는 고발한다”는 제목의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신문에 공개하며 카지노 미국의 편을 들었지만, 그도 유죄를 받고 조국에서 쫓겨났다. 드레퓌스의 무죄가 밝혀지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렸다.
이 험난한 과정에서 졸라는 “진실은 전진하고 있다. 그 무엇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한다”고 외쳤다. 그런 그에게 트웨인을 비롯한 세계의 지성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그 덕분에 감춰진 카지노 미국 온전히 드러났다. “거짓말이 잠시 꽃을 피울 순 있어도 열매를 맺지는 못한다”는 프랑스 속담을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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