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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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로맨스 스캠'과 '코인 투자 사기'를 벌여온 한국인 범죄 조직이 국로 송환됐다. 카지노 사이트들이 현지 경찰에 검거된 지 5주 만이다. ▶본지 2월 12일자 A25면 참조

울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피싱 카지노 사이트 7명을 체포해 사기 및 범죄단체가입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작년 12월 범죄단지 내에 대포폰과 컴퓨터를 갖춘 불법 콜센터를 차리고, 1월부터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을 벌여온 혐의를 받는다.

카지노 사이트들은 지난 2월 3일 캄보디아 포이펫에 있는 한 범죄단지에서 현지 경찰에 검거됐다. 이후 이후 한 달여 동안 현지 조사를 받은 뒤, 11일 오전 6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 '앙톡'과 '속삭임' 등 데이팅 앱에 가입한 뒤, 피해자들과 매일 대화를 나누며 신뢰를 쌓았다. 이후 "같이 투자 공부를 하자"며 가짜 코인 투자 웹사이트로 유인해 돈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경찰은 카지노 사이트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컴퓨터 9대를 한국으로 갖고 와 구체적인 범행 방식을 조사할 방침이다.

카지노 사이트 중 일부는 취업 사기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이 아니고 고소득을 보장한다'는 허위 구인 광고를 보고 캄보디아로 왔다가 감금된 채 강제로 범행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카지노 사이트 이모 씨(29)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텔레그램에서 알게 된 형의 소개로 일을 구해 태국으로 갔다"며 "그곳에서 만난 카지노 사이트들에게 차에 태워져 포이펫으로 끌려가 범죄단지에 넘겨졌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북서부에 위치한 포이펫(Poipet)은 태국과 접해 있는 국경 도시다.

경찰 관계자는 "송환된 카지노 사이트들을 유치장에 구금한 상태에서 조사 중"이라며 "혐의 입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