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칼로 캔버스에 새긴 희망…'꿈꾸는 겁쟁이' 탠 카지노 초대전

삼청동 라온제갤러리 개관 초대전 '다시 온 봄'
탠 카지노, '다시 온 봄 1-꿈꾸는 겁쟁이'(2025) /라온제갤러리 제공
붓이 아닌 탠 카지노을 캔버스에 들이댄다. 겹겹의 물감으로 쌓은 층을 하나하나 깎아낸다. 작가의 작업 과정은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 전문의를 연상케 한다. 경건한 자세로 물레 앞에 선 도공의 모습도 겹쳐 보인다. 원색의 꽃 한송이가 그렇게 피어난다.

'꿈꾸는 겁쟁이'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추구해온 탠 카지노 작가의 초대전이 12일 서울 삼청동 라온제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의 11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라온제갤러리의 개관을 기념해 마련됐다.
탠 카지노, '춤추듯 피어나-꿈꾸는 겁쟁이'(2025) /라온제갤러리 제공
작가는 6년 전 원인 모를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삶의 끝자락에서 운 좋게 살아 돌아왔다. 병상에서의 경험은 삶과 작품의 전환점이 됐다. 내면에서 반복되는 불안과 분노, 공포와 무력감을 매만졌다. 고통 속에 찾아온 희망의 질감을 탠 카지노 새겼다.

모든 작품의 제목엔 '탠 카지노 겁쟁이'란 문구가 포함됐다. '탠 카지노'이란 표현이 붙은 건 생명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작품에 등장하는 꽃과 새, 나무 등 형상들이 이러한 희망을 상징한다.

캔버스 위에 그려진 도상은 입체적이다. 여러 층의 색채 위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도예의 박지기법과 상감기법을 적용해서다. 화면 구성이 이전보다 간결해진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하나의 화면에 여러 탠 카지노지를 묘사했던 초기작들에 비해 단아한 절제미가 눈에 띈다.작가는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홍익루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형아트서울, 인천아시아아트쇼 등 아트페어와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의 테마는 '다시 온 봄'이다. 작가는 "갤러리를 찾는 분들께 잠시나마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 7일까지.
탠 카지노, '붉은 겨울꽃-꿈꾸는 겁쟁이'(2025) /라온제갤러리 제공
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