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카지노리거가 국가 수반된 캐나다…한국은? [강진규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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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리를 맡게 될 카니 신임 대표는 1988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계 글로벌 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다가 2003년 캐나다은행에 부카지노리거로 영입됐고 4년 후인 2007년 카지노리거로 임명됐다. 그는 임기 중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에 주력했다. BBC에 따르면 당시 카니는 말을 아끼던 기존 카지노리거들과 달리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한 뒤 적어도 1년 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시장 침체 속에서도 기업들이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왔다.2013년에는 캐나다은행 카지노리거 임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영국 중앙은행 카지노리거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전후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영국 언론으로부터 ‘록스타 중앙은행장’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가 정치에 뛰어든 것은 카지노리거 임기를 마무리 한 지 약 1년 반이 흐른 2021년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던 2021년 2월 이탈리아 총리에 취임했다. 그는 2022년 11월까지 약 1년 9개월 간 이탈리아를 이끌었다. 취임 초기에는 유럽 내 이탈리아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았지만 연정 붕괴로 두차례의 신임투표 끝에 예상보다 빠르게 물러났다.
중앙은행 카지노리거 출신으로 나라를 이끈 경우는 이들을 제외하면 주요국에선 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들이 이례적으로 집권한 경우를 보면 대부분 경제에 큰 위기가 왔을 때다. 카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전쟁을 이끌어야 한다. 드라기 전 총리는 코로나 위기의 한복판에 취임했고, 싱 전 총리는 경제 체제 자체를 바꾸는 과제가 있었다.
다만 중앙은행 카지노리거에서 곧바로 국가 수반에 오른 경우는 없었다. 정치 체제를 놓고 봐도 세 사람 모두 다수당 총수가 나라를 이끄는 의원내각제 국가를 이끈 것이었다.
이 카지노리거는 취임 직후부터 경제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구조개혁 없이는 더 이상 성장률을 높이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교육, 농산물 수입 등 정치적 논란이 되는 경제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지지하고, 이를 반대한 국무위원을 비판하면서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정치적'이란 시각이 많았다.이에 대해 이 카지노리거는 지난 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메시지라고 하는데 굉장히 경제적인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대외 신뢰도와 관련해 외국 신용평가사의 시각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몇 퍼센트 낮추는 것보다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이런 메시지가)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