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불'로 쓰레기 보내고 탠 카지노 구호물품?…"이재민 두번 울려"
입력
수정
"쓰레기 물품 착불로 탠 카지노 택배비만 70만원"
9일 TBC에 따르면 탠 카지노로 피해를 입은 경북 지역 화재 현장에는 최근 기부 물품이 잇따라 도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물품은 기름때가 묻은 국자, 코팅이 벗겨진 후라이팬 등 해지고 낡은 옷 등 실사용이 어려운 수준이었으며 일부는 '착불 택배'로 보내져 지역 주민과 단체 관계자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했다.
보도에 따르면 청송군 한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쓰레기로 버려야 할 물건들을 마치 기부인 양 탠 카지노왔다"며 "그것도 전부 착불로 탠 카지노서 택배비만 70만 원 넘게 나왔다. 정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피해 지역 주민들 역시 "도와주려는 마음은 고맙지만, 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이런 걸 탠 카지노는 건 너무하다", "차라리 안 탠 카지노는 게 낫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실제로 청송군에 도착한 구호품 중 사용이 불가능해 폐기한 양만 무려 11t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지자체와 단체들은 오히려 처리 비용과 인력 부담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당시에도 지자체는 "헌 옷을 탠 카지노지 말아달라"는 공식 당부까지 했으며, 쏟아지는 문의 전화로 정작 필요한 구호 접수가 어려운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에도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주한튀르키예대사관은 "중고 물품은 받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이는 중고물품이 위생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수혜자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편 탠 카지노로 피해를 입은 경북 지역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모인 구호 성금은 1124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2022년 동해안 탠 카지노 당시 모금된 800억 원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로 역대 재난 구호 성금 중 최대 규모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