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분< 방송 작가 >

결국은 눈물이 쏙 빠지고 말았다.

굳이 변명거리를 찾자면 그날 날씨가 아주 습했다는 것과 유난히 크게 들린
선풍기 소리, 그리고 자꾸 흘러 내리는 안경뿐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전날까지 그렇게 잘 맞던 샷이 그날 연습에서는
왜 단 하나의 샷도 제대로 맞는게 없는지...

뭐 샷좀 안맞는다고 눈물까지 흘리냐 싶겠지만 그날의 울분은 복합적이었다.

"왜 안될까"를 도무지 알아 낼수 없자 시간이 흐르며 감정이 격해졌다.

급기야 "가만히 있는 볼하나 못쳐내는 내가 다른 어떤일인들 제대로
해내겠냐"는 자조까지 이어졌다.

당시 내 주변엔 골치아픈 일들이 몇가지 있었는데 그런 상황역시 볼하나
맘대로 못쳐내는 내 무능과 이어지며 슬프게 만들었다.

사실 책을 보니까 이런 얘긴 있었다.

"테니스나 스쿼시 같은 운동은 날아오는 볼을 향해 반사적으로 다가가 아무
생각없이 쳐내면 된다. 하지만 정지해 있는 볼을 치는 꽁 머니 카지노 3 만 스탠스를 잡고
백스윙을 하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결국 꽁 머니 카지노 3 만 반사 동작이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 쳐야 하며 바로 그점이 꽁 머니 카지노 3 만의 가장 어려운 요소다"

"다운스윙할때 숨은 내쉬어야 하나, 아니면 들이 마셔야 하나"부터 시작해 "
동반자가 내스윙을 어떻게 볼까"까지 온갖 신경을 다 써야 하는 꽁 머니 카지노 3 만.

그런 생각들이 샷을 무너뜨리며 치유불능 상태를 만드는 것인가.

흔히 꽁 머니 카지노 3 만의 변명에는 1백1가지가 있다고 한다.

감기가 걸려서, 어젯밤 과음해서, 동반자가 수다스러워서, 그늘집 미숫가루
가 너무 되직해서, 볼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렇게 18홀 내내 1백가지 변명을 하다가 결국엔 변명거리가 떨어진다.

그리고는 "변명거리가 떨어져 꽁 머니 카지노 3 만가 안된다"는게 마지막 1백1번째
변명이라고 한다.

모든 운동을 통틀어 가장 많은 생각과 가장 많은 변명을 하게 만드는 꽁 머니 카지노 3 만.

난 그런 꽁 머니 카지노 3 만가 어쩌면 "가장 인간적 스포츠"라는 생각을 한다.

울리고, 갈등케하며, 후회케하고, 슬프게 하다가 아주 가끔은 기쁘게도
만드는 속성, 나와 대화하고 교감하는 운동 이상의 그 무엇.

꽁 머니 카지노 3 만 생명을 가진 무형의 인간일지도 모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