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간의 경쟁이 뜨겁다. 역사 속에서도 한 인물이 지명도를 높이고 대권을 잡아가는 과정은 작은 사건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1335~1408)는 원래 함흥 출신의 변방 무장이었지만, 그의 이름이 중앙에까지 알려지는 사건이 있었다. 1380년(고려 우왕 6) 왜적을 격파한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荒山大捷)이 그것이다.

고려 말에는 특히 왜구가 변방을 침입해 노략질하는 일이 잦았다. 이때 일본은 1336년부터 시작된 남북조(南北朝)의 분열 시기였다. 남북조가 합일되는 1392년까지 60여년 동안 왜구는 빈번하게 침범했는데, 우왕 때는 무려 380여 차례나 침입해 왔다. 1380년 지리산 동북쪽인 운봉의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으로 쳐들어온 왜적은 특히 악명이 높았는데, 그해 8월에 지금의 금강 어귀인 진포(鎭浦)에 500여 척의 함선을 이끌고 왜구가 침입했다. 이때 삼도순찰사에 임명된 이성계는 변안열과 함께 남원으로 가서 왜적과의 맞대결을 준비했다. 당시 고려군을 가장 공포에 떨게 한 인물은 소년 장수 아기발도(阿其拔都)였다. 《태조실록》총서의 기록을 보자.

‘적장 가운데 나이가 겨우 15, 16세쯤 돼 보이는 인물이 있었는데, 골격과 용모가 단정하고 고우며 사납고 용맹스러움이 비할 데가 없었다. (…) 아기발도는 갑옷과 투구로 목과 얼굴을 감싼 것을 입었으므로, 쏠 만한 틈이 없었다. 태조가 말하기를, “내가 투구의 정자(頂子)를 쏘아 투구를 벗길 것이니 그대가 즉시 쏘아라”고 하고는, 드디어 말을 채찍질해 뛰게 하여 투구를 쏘아 정자를 바로 맞히니, 투구의 끈이 끊어져서 기울어지는지라, 그 사람이 급히 투구를 바루어 쓰므로, 태조가 즉시 투구를 쏘아 또 정자를 맞히니, 투구가 마침내 떨어졌다. 두란(豆蘭)이 곧 쏘아서 죽이니, 이에 적군의 기세가 꺾여졌다.’

이 전투를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이라고 하는데, 최영의 홍산대첩(鴻山大捷)과 함께 왜구 토벌의 일대 전기를 마련한 중요한 전투였다. 이제 이성계는 중앙 정계에도 그 이름을 부각시키면서 새로운 지도자의 길로 한 걸음 더 전진할 수 있게 됐다.

황산에서의 뜻 깊은 전승을 기리기 위해 이성계는 다음해인 1381년 이곳을 찾아와 암벽에다가 전투에 참가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새겼다.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이 있은 지 200여 년이 지난 1577년(선조 10)에는 전라도 관찰사 박계현의 건의로 지금의 운봉읍 화수리에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비가 세워졌다. 19세기의 실학자 정약용(1762~1836)도 황산을 지나다가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비를 보고 그 감회를 기록했다.

‘왜인은 본디 보전(步戰)에 익숙했고 우리는 보전에 약했는데, 더구나 그런 산골짜기에서는 말이 달릴 수가 없는데도 승첩을 거두었으니, 그 승첩을 거둔 것은 신통한 무용(武勇)에서 온 것이지 단순한 인력으로 된 것은 아니다.’ (《다산시문집》제14권 ‘발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비(跋荒山大捷碑)’)

일제강점 시기 일제의 대표적인 패전을 기록한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비의 운명은 순탄치 않았다. 일제는 민족혼을 말살시키기 위해 400여년 동안 보존돼 온 이 암벽과 비석을 폭파시켰다. 1945년 1월16일의 일이었는데, 밤에 술 취한 남원경찰서 고등계형사들이 몰려와 비석을 폭파하고, 암벽의 글씨도 정으로 쪼아 뭉개버린 뒤 총질까지 해 글자를 식별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1957년에는 파손된 부위를 짜 맞추어 옛 모습을 되찾고자 했으나, 이미 심하게 파손돼 어찌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에 검은 대리석으로 원형과 똑같은 비를 다시 만들어 대첩비각 안에 보존했고, 폭파된 비석 파편은 파비각(破碑閣)을 세워 그 안에 한데 모아 놓았다.

고려 말 변방인 함흥의 장수에서 출발해 민족의 영웅으로 부상한 이성계.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은 그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었고,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비’는 일본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표시하는 기념비였다. 승리의 상징이었지만 일제에 의해 비석이 파괴되고 비문까지 훼손된 온라인 카지노 합법 사이트비를 통해 역사의 기억들을 정리해 보았으면 한다.

신병주 <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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