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A지점은 지난해 내부 고객만족지수(CSI) 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작년에 고객 카지노 정팔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점은 지난달 12일부터 ‘카지노 정팔발생평가 결과 5등급(불량)’이라고 쓴 딱지를 정문에 붙여 놓고 있다. 국민은행이 금융감독원의 카지노 정팔발생평가 결과 5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올해부터 평가 결과를 3개월간 지점 입구에 게시하도록 했다.

농협은행 B지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 지점 역시 지난해 한 건의 카지노 정팔도 받지 않았지만 붉은색으로 쓰인 ‘불량’ 딱지를 붙이고 있다. 이 점포 관계자는 “은행 전체 등급이 ‘불량’이면 모든 지점이 같은 취급을 받게 돼 억울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카지노 정팔발생 평가결과를 게시하도록 하면서 5등급을 받은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지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두 은행의 점포 가운데 한 건의 카지노 정팔도 발생하지 않은 점포가 카지노 정팔 발생 점포보다 많아서다. 국민은행의 1200여개 점포 가운데 카지노 정팔이 발생한 점포는 500개가량이다. 나머지 700개 점포는 카지노 정팔이 한 건도 없다. 농협은행의 1100여개 점포 중 카지노 정팔 발생 점포는 약 300개다. 나머지 800곳은 카지노 정팔이 없었는데도 ‘불량’ 딱지를 붙이고 있다.

또 카지노 정팔 발생 점포 중에는 같은 카지노 정팔이 여러번 제기된 경우도 많아 카지노 정팔이 폭주한 것처럼 오해받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국민은행의 한 지점은 인근 아파트 주민 60여명이 똑같은 내용의 카지노 정팔을 단체로 제기하는 바람에 카지노 정팔 최다 발생 점포라는 낙인이 찍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점포와 고객이 많은 은행”이라며 “두 은행에서 카지노 정팔이 많이 발생하는 건 당연한데도 금감원이 이를 감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