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카지노 꽁 머니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금감원 검사국과) 상반된 의견이 제기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불통에…계속되는 TRS시장

윤 원장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카지노 꽁 머니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조달 자금을 실질적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개인에게 대출해줘 법을 위반했다’는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지 의원은 “금융당국은 과거 부산 저축은행 사태 등 여러 사례에서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주체를 고려해 제재를 결정해왔다”며 “이번 사건이 무혐의로 처리될 경우 향후 특수목적회사(SPC)를 활용한 편법 거래가 확산돼 생산적 금융은 사라지고 제재 실효성도 없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윤 원장은 “그런 의견도 있고 반대 의견도 있어 조율하고 있다”며 “이번 사례가 업계 최초라는 점을 고려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열린 제재심에선 카지노 꽁 머니투자증권에 대한 금감원 검사국의 제재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SPC와 총수익스와프(TRS)를 비슷하게 활용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모펀드(PEF) 거래의 상당수도 같은 구조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 대출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이달 초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이번 현안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이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금감원은 지난 1월 2차 제재심의위 이후 석 달 가까이 법무실 검토 등을 통해 제재 근거를 보강했다. 결론은 다음달 3일 3차 제재심의위에서 나올 예정이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감독당국이 실질이라는 명분으로 ‘사실상’이란 법 해석을 적용하면 파생상품과 SPC를 활용한 생산적 금융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며 “금감원이 지난 석 달 동안 어떤 논리로 제재안을 마련했는지 시장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조진형/김진성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