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6일 업 카지노가 금지된 뒤 1개월 동안 대형 2차전지 종목에서만 2000억원에 가까운 업 카지노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공급자(LP)가 한 위험회피(헤지) 목적 업 카지노"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불법 업 카지노 여부를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4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이달 1일까지에코프로비엠에서 499억원어치에 달하는 업 카지노 거래가 있었다. 에코프로와POSCO홀딩스에서는 각각 469억원어치, 231억원어치의 업 카지노 거래가 나왔다. 이밖에LG에너지솔루션(228억원),삼성SDI(188억원),포스코퓨처엠(165억원),LG화학(80억원) 등 다른 2차전지 관련주에서도 수십~수백억원에 달하는 업 카지노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이들 종목의 업 카지노 거래를 모두 합치면 1860억원어치에 이른다.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이 기간 누적 업 카지노 거래금액은 4461억원이었고, 코스닥시장은 5105억원이었다. 상장 종목의 시총은 유가증권시장이 코스닥시장의 5배에 달하지만 업 카지노 거래금액은 코스닥시장에서 더 많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달 6일 이후 집계된 업 카지노 거래 금액은 파생 MM과 상장지수펀드(ETF) LP가 한 유동성 공급 목적의 업 카지노"라고 설명했다. 그는 "MM과 LP가 유동성 공급 상품에 대한 매수 주문을 내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해당 상품의 기초자산 종목에 대한 업 카지노 주문을 낸다"며 "이외 다른 목적으로 업 카지노를 하는 건 시스템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불법 업 카지노가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만 해도 글로벌 IB(투자은행) BNP파리바와 HSBC가 불법 업 카지노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고발을 한 법조인들은 "피고발인이 불법 무차입 업 카지노를 한 금액은 각각 수백억원대로, 이런 행위는 자본시장법의 입법 취지를 형해화해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