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0억원대 적자를 내던 탠 카지노이 확 달라졌다. 신작을 줄줄이 흥행시키면서 두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인기 지식재산권(IP)을 발 빠르게 재가공하는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돌아온 ‘IP 공룡’ 탠 카지노

인기 IP 신작, 연타석 홈런…적자 내던 탠 카지노 '환골탈태'
24일 앱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넷마블의 모바일 탠 카지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지난 13~19일 국내 모바일 탠 카지노 순위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중국산 탠 카지노 ‘라스트워’,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등을 뒤로 밀어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8일 출시 후 1주일 만에 매출 350억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 탠 카지노은 2016년부터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웹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넷마블의 IP 전략이 통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웹소설뿐 아니라 웹툰,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각종 콘텐츠 장르에서 흥행한 IP를 탠 카지노으로 재가공해왔다. 23일 넷마블이 사전 예약을 받은 역할수행탠 카지노(RPG)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는 일본 만화가, 지난달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탠 카지노(MMORPG)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TV 드라마가 원작이다.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IP를 소생시키자 시장이 반응했다. 탠 카지노은 지난 1분기 매출 5854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2개 분기 연속 흑자다. 2022년 영업손실 1087억원을 기록하는 등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던 상황을 뒤집었다. 주가는 지난해 10월 장중 3만6750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10일 두 배인 7만2400원으로 반등했다.

○시장 트렌드에 ‘신속 대응’

시장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한다는 점도 넷마블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이 탠 카지노사는 지난해 9월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해 방치형 탠 카지노 열풍을 주도했다. 중소 탠 카지노사나 외국 업체 위주로 제작되던 방치형 탠 카지노 장르에 자체 IP인 ‘세븐나이츠’를 섞어 콘텐츠 품질을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개발 과정에서 주목받지 못한 탠 카지노이더라도 내부 테스트 반응이 좋으면 빠르게 상용화한다”고 설명했다.

2014년부터 운영해온 탠 카지노 세븐나이츠는 오는 8월 서비스를 종료한다. 신작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대신 신작을 무더기로 내놓는다. 넷마블은 오는 29일 MMORPG ‘레이븐2’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까지 신작 최소 5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인수합병(M&A)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넷마블이 2022년 2조56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홍콩 카지노 탠 카지노사 스핀엑스는 지난해 순이익 1539억원을 냈다. 스핀엑스 덕에 넷마블은 세계 3위 규모 모바일 카지노 탠 카지노사가 됐다. 넷마블이 2020년 1조7401억원에 지분 25.08%를 인수한 코웨이도 올 1분기 매출 1조18억원, 영업이익 19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이 회사 역대 최대다.

비용 절감에 힘을 주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탠 카지노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6708억원을 썼다. 전년(8580억원)보다 22% 비용을 깎았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