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을 이용한 복잡한 여성 관계로 자신을 일본의 ‘돈 후안’이라 칭한 70대 사업가의 사망과 관련된 첫 재판이 지난 12일 열렸다. 재산을 노렸다는 의혹을 받으며 범인으로 지목된 전 부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지난 15일 아사히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2018년 5월 급성 각성제 중독으로 숨진 사업가 노자키 고스케(당시 77세)를 살인한 혐의를 받는 전처 업 카지노 사키(28)가 첫 공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노자키 고스케는 ‘소문난 바람둥이’였다고 매체는 짚었다. 실제 그가 집필한 자서전 ‘기슈의 돈 후안, 미녀 4000명에게 30억엔을 바친 남자’에는 “자신의 욕망은 성욕뿐”이라며 “돈을 버는 것은 미녀와 성관계하기 위해서다”라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다.

이런 그는 2017년 하네다 공항에서 55세 연하인 업 카지노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자서전에 따르면 넘어지려는 그를 당시 업 카지노가 도와준 게 연이 됐다. 이후 그는 업 카지노에게 “마지막 여자가 돼 주겠느냐”고 청혼해 2018년 2월 8일 결혼에 성공했다. 하지만 결혼 3개월 만이었던 같은 해 5월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업 카지노가 각성제를 사용한 완전 범죄로 그를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업 카지노는 사건 발생 약 2개월 전부터 인터넷에 ‘완전 범죄 약물’, ‘각성제 과잉 섭취’ 등 키워드를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노자키 고스키가 사망하기 한 달 전에는 밀매사이트를 통해 치사량이 넘는 각성제를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재판에서 업 카지노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은 “업 카지노가 치사량의 각성제를 노자키에게 먹일 수 있었는지, 노자키가 스스로 각성제를 마시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검찰 측이 입증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 달라”고 했다. 이어 “업 카지노의 범죄 혐의를 증명할 증거가 없다면 무죄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찰은 노자키 사망 추정 시각에 그와 함께 있던 사람은 업 카지노 뿐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노자키의 유산은 15억엔가량(약 141억)으로 전해졌다. 아내였던 업 카지노에게 상속권이 있으나, 업 카지노가 살인죄 등으로 유죄 판결받으면 상속인이 될 수 없다.

김세린 업 카지노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