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어머니, 유산한 아이…여성의 아픔을 쌓아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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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모리스 한국 첫 개인전
아이를 유산한 상처를 '기쁨의 쌓기'로 승화
아이를 유산한 상처를 '기쁨의 쌓기'로 승화

영국 카지노 뽀찌 애니 모리스의 조각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위태롭다. 크고 작은 구체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모습은 절단된 창자와도 닮았다. 하지만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자식을 유산한 어미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카지노 뽀찌의 '스택(Stack)' 시리즈다.

해외 미술계에서 그는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 니키 드 생팔(1930~2002) 등 여성주의 카지노 뽀찌들의 계보를 잇는 카지노 뽀찌로 평가받는다. 루이비통 재단, 뉴욕 티쉬 컬렉션, 상하이 롱 미술관 등 이름난 기관들의 소장품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그의 스택 시리즈는 3억~4억원대에 거래된다.

이야기는 1978년 영국에서 출발한다. 카지노 뽀찌는 어려서 부모의 이혼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그는 "아버지가 떠나는 과정에서 여러 숨겨진 비밀과 거짓말이 드러났다"며 "꽃처럼 어여쁘던 어머니가 서서히 시들어가는 것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두 점의 '꽃 여인' 조각은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배가 불룩 나온 여인의 나체 형상인데, 머리 부분을 한 송이의 꽃으로 대체했다.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던가. 잠깐 만개한 꽃이 생명을 잃고 사라지는 모습을 어머니의 삶에 비유했다.

이때의 상처를 딛고 2014년부터 몰두한 작업이 스택 시리즈다. 석고와 모래로 만든 불규칙한 모양의 공을 밝은 색조로 칠하고, 강철 기둥과 콘크리트로 조각을 지탱했다. 임신 중 배가 불룩 나오는 과정과도 닮은 모양새다. 현실의 물리법칙으로는 불가능하지만, 꿋꿋이 서 있는 카지노 뽀찌의 의지를 형상화한 작업이다.

"저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과거의 상처에 갇혀 그대로 살아가거나, 과거를 바탕으로 삶을 새롭게 바라보거나. 그때의 일들이 저한테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작품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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