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과 불멸의 염원을 담아내는 <십장생도 10곡병, 김홍도의 <군선도의 다양한 상징을 샘플링하여 상상의 팔선(八仙)을 형상화한 신작 초상 8점을 선보인다. 그리고 동굴과 백자 태호, 꽃, 버섯, 운석과 합체된 인간, 멸종된 공룡과 상상의 동물 용, 붉은 숲과 잿빛 구름 풍경 등 동서고금의 문화적 상징과 재현을 뒤섞고, 낭만주의적 숭고와 재난의 이미지를 교차시킨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재현의 역사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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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파티의 <산(2024)과 <금동 용두보당이 함께 카지노사이트 추천된 모습 / 사진. 김상태‘카지노사이트 추천’라는 이름은 전시된 작품들의 의미가 가벼워서는 아니다. 전시가 끝나면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제작된 파스텔 벽화 5점이 카지노사이트 추천가 돼 사라지기 때문이다. 파티가 그림에서 사용하는 재료는 파스텔이다. 그는 "11년 전 파블로 피카소가 파스텔로 그린 초상화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고 흥미를 느꼈다"면서 "그다음 날 바로 파스텔을 구입해 그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내가 쓰는 유일한 재료"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파스텔은 지극히 연약하고 일시적인 재료다. 가루가 날리며 공기 중으로 쉽게 흩어진다. 그림에 사용되는 다른 재료들과는 달리 비교적 쉽게 지워진다. 파티는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에 미리 와서 6주간의 작업을 거쳐 5점의 벽화를 그렸다. 호암미술관의 전시실에 거대하고 아름답게 그려져 있는 벽화들이 그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공들여서 그린 대단한 작품들을 전시가 끝나면 카지노사이트 추천 사라지게 만들겠다니, 다른 작가들이 들으면 기겁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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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파티의 <동굴(2024)과 <백자 태호가 함께 카지노사이트 추천된 모습 / 사진. 김상태그런데 여기에 이번 카지노사이트 추천의 주제가 맞물려 있다.파티가 호암미술관 벽에 직접 그린 거대한 파스텔 벽화는 카지노사이트 추천 동안에만 존재하고 사라지는 운명을 갖고 만들어졌다.이러한 파스텔의 존재론적 불안정성은 인간과 비인간, 문명과 자연의 지속과 소멸에 대한 사유로 확장된다.
파티는 아티스트 토크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모든 작품은 매우 천천히 소멸한다. 저 정원의 석조물도 끊임없이 마모되고 변한다. 수천 년 후에 석조물도 사라지고, 궁극적으로 이 땅도 사라질 것이다. 작품을 통해 시간의 개념을 성찰할 수 있다.”
한 인터뷰에서는 이런 말도 했다. “우리는 모두 먼지에서 와서 카지노사이트 추천 돌아가고, 나의 작품도 마찬가지다. 세월은 길지도 짧지도 않고, 모든 것은 천천히 소멸되는 중이다. 돌로 만든 석조 건축물도, 우리가 서 있는 이 땅도 나중에 사라질 것이고, 전시가 끝나면 없어지는 벽화는 그런 시간 개념을 다시 돌아보게 하지 않을까.” (<VOGUE 인터뷰)
그렇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모든 것들은 장차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하물며 수명이라는 삶의 유한성을 숙명으로 갖고 태어난 우리는 주어진 시간조차 짧다. 결국 나는 카지노사이트 추천 돌아가게 갈 운명이다. 그러니 ‘더스트’는 벽화들의 주제가 아니라, 카지노사이트 추천 돌아갈 나의 운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