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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세브란스: 단절 시즌2 / 사진=왓챠피디아
글로벌 기업 '루먼’은 사원들의 뇌에 특수 칩을 주입하여 회사와 사생활의 카지노 게임 추천 '단절’시킨다. 출근길의 잡생각은 사무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싹 지워진다. 내가 결혼은 했는지, 가족은 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 채, 사원들은 일에만 몰두할 수 있다.

애플TV+의 <세브란스: 단절(Severance)은 신선한 상상으로 가득한 미스터리 시리즈다. 2022년 첫 시즌은 사람들의 생각 뿐 아니라 삶까지 통제하는 수상한 자들이 누군지, 호기심을 잔뜩 증폭시킨 채 종결됐다. 최근 공개된 시즌2의 초반부 또한 좀처럼 쉬운 답을 주지 않는다.

일 생각만 하는 직원들이라니. 기업이 상상한 최고의 미래 같지만, 사실 이를 원한 건 직원들이다. 주인공 마크(애덤 스콧)는 아내를 사고로 잃고 슬픔에 잠기자 단절 시술을 결정했다. 이제 사무실 동료인 어빙(존 터투로), 딜런(잭 체리)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명랑하게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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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세브란스: 단절 시즌1 / 사진=IMDb
망각의 대가는 월급으로도 돌아오니, 기업체 루먼은 고마운 존재다. 사원들은 단체 사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회사가 가끔 베푸는 멜론과 수박 간식에 감격한다. 우수 사원에게만 허락되는 '와플 파티’를 위해 남몰래 경쟁하기도 한다.

하찮은 즐거움에 매달려본 직장인들에겐 공감될만한 장면들이다. 부서명은 '매크로데이터 정제 팀(MDR)’.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화면 속에서 '슬픈 느낌’의 숫자들을 묶어서 분류하는 게 전부다. 따지고 보면 직장에서 우리가 하는 일들 또한 그 정체나 의미를 완전히 알기 어려울 때가 있다.

루먼의 사원들은 철저히 통제당한다. 무균실처럼 새하얀 복도는 미로와 같고, 옆 부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선 안 되며, 사적으로 만나서도 안 된다. 잘못을 저지른 직원들이 '휴게실’에 불려갈까봐 벌벌 떠는 모습은 아이러니다.

시즌1에서 그 질서를 깬 것은 신입 직원 헬리(브릿 로워)였다. 그는 일을 그만두려고 발버둥치지만, 회사 바깥의 나 자신이 이를 거절하면서 억지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어빙은 사내 로맨스를 사생활로 이어가고 싶어하고, 딜런은 생계의 의미인 가족이 누구인지 알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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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세브란스: 단절 시즌2 / 사진=Apple TV+ 유튜브 'Severance Season 2 Official Trailer' 캡처
시즌1에서 이들이 찾아낸 '카지노 게임 추천의 조각’은 회사의 철벽 시스템에 균열을 남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체 루먼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시즌2에서 팀원들은 루먼의 '혁신’에 앞장선 자들로 오히려 칭송받으며 복귀한다. 마크는 아내에 대한 진실을 찾아내야 하지만, 회사가 주는 안정감과 성취감이 발목을 잡는다.

사무실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도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패트리샤 아퀘트가 맡은 중간 관리자 코벨이 냉혹하고 가차 없다면, 그 후임자인 밀칙(트라멜 틸먼)은 완벽한 미소와 매너로 속내를 가릴 줄 안다. 전화기 밖으로는 전혀 새어나오지 않던 '이사진들의 목소리’가 시즌2에서는 들려올까.
애플TV+ <세브란스: 단절> 시즌2 / 사진=Apple TV+ 유튜브 'Severance Season 2 Official Teaser' 캡처
애플TV+ <세브란스: 단절 시즌2 / 사진=Apple TV+ 유튜브 'Severance Season 2 Official Teaser' 캡처
매혹적인 질문들이 시즌2에서 확장된다. 시즌1에서 뜬금없이 등장했던 염소의 출처(?) 또한 밝혀진다. 비주얼도 여전히 신선하다. 창백한 흰색 복도의 끝, 드넓은 초록빛 공간은 2화의 초반을 장식한다.

문제는 미스터리가 풀려나가는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세브란스: 단절은 스릴러 팬들에게 답답함을 줄 수도 있다. 사건의 진상이 뭔지 속시원하게 풀리는 순간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겐 더욱 그럴 것이다. 어쩌면 시즌2 내내 이야기의 모호함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애플TV+ <세브란스: 단절> 시즌2 / 사진=Apple TV+ 유튜브 'Severance Season 2 Official Trailer' 캡처
애플TV+ <세브란스: 단절 시즌2 / 사진=Apple TV+ 유튜브 'Severance Season 2 Official Trailer' 캡처
그럼에도 <세브란스: 단절을 챙겨본다면, 현실과 맞닿아 있어서일 것이다. 회사의 거창한 슬로건, 창립자의 미화된 에피소드를 들으며 몰래 웃어봤거나 '영혼 없음’을 가리려 열정을 카지노 게임 추천해봤다면. 내 삶을 통제하는 돈과 질서의 힘에 의문을 품어봤다면 더욱.

김유미 아르떼 객원기자

[애플TV+ <세브란스: 단절 시즌2 공식 트레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