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신발 브랜드인 ‘어그(UGG)’ ‘호카(HOKA)’로 급부상한 데커스아웃도어가 이달 들어 20% 넘게 급락했다. 호실적에도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상황이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데커스아웃도어(티커명 DECK)는 지난 6일 0.19% 떨어진 172.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 종목의 주가는 210~220달러대를 유지했는데, 지난달 31일을 기점으로 170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데커스아웃도어 주가는 작년 한 해에만 80.7% 올랐다. 2024년 1월 112.33달러로 시작한 주가가 연말 203.09달러까지 상승한 것이다. 일등 공신은 회사의 대표 브랜드인 어그와 호카다. Y2K(2000년대 초반 패션) 복고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어그부츠가 재유행했고, 세계적인 러닝 열풍으로 호카의 매출도 뛰었다.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이 두 브랜드의 ‘쌍끌이’에 힘입어 데커스아웃도어 매출은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2025 회계연도 3분기(2024년 12월 마감)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1% 늘어난 18억2700만달러(약 2조6447억원)로 집계됐다. 스티븐 파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분기에 어그는 작년 대비 16%, 호카는 24% 매출이 늘었다”며 “이들의 인기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31일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전날 종가인 223.11달러 대비 20.5% 내린 177.36달러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최근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그와 호카가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매출을 키워온 만큼 향후 이들 브랜드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의 이 같은 두려움이 ‘잘못됐다(misplaced)’며 “오히려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데커스아웃도어 목표 주가를 267달러에서 287달러로 올려잡았다. UBS는 “어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캐주얼 신발 브랜드로, 사계절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며 “호카 또한 강력한 신제품 후보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