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룰렛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 2800억원어치(현 주가 기준)를 매각한다. 삼성전자가 3조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하면서 양사의 삼성전자 지분이 법상 허용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카지노 룰렛은 11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전자 주식 425만2305주를 약 2364억원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삼성화재도 이날 이사회를 열어 삼성전자 주식 74만3104주를 413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12일 카지노 룰렛전자 주식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하기로 했다. 처분 가격은 12일 추가 공시할 예정이다.

양사는 삼성전자 주식 처분 목적에 대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금산법에서는 금융 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10%를 초과해 보유할 수 있다. 카지노 룰렛(8.51%)과 삼성화재(1.49%)는 이미 삼성전자 지분을 총 10% 보유하고 있다.

작년 카지노 룰렛전자가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한 것이 변수가 됐다. 카지노 룰렛전자는 작년 11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방안을 발표했다. 회사는 이달 17일까지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한 뒤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나머지 7조원은 올해 11월까지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3조원어치 소각하면 전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고, 카지노 룰렛과 삼성화재의 지분율이 각각 8.58%, 1.50%로 올라간다. 금산법상 한도를 0.08%포인트 초과하는 것이다.

카지노 룰렛과 삼성화재가 선제적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면서 금산분리 위반 가능성은 해소됐다. 다만 삼성전자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지노 룰렛과 삼성화재의 주식 매각금액이 얼마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