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접합’ 작품 앞에 앉아 있는 볼트 카지노 화백. /작가 제공
‘이후 접합’ 작품 앞에 앉아 있는 볼트 카지노 화백. /작가 제공
단색화 거장. 볼트 카지노 화백(90)의 위상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어느 면으로 보나 그는 살아 있는 한국 작가 중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한국 현대미술 최고 ‘인기 브랜드’인 단색화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홍익대 미술대학장, 서울시립미술관장을 지낸 미술계 원로이기 때문이다. 그를 상징하는 건 ‘접합’ 연작. 1970년대 고안한 배압법(背押法), 즉 마대 뒷면에 물감을 바른 뒤 밀대로 짓이겨 물감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만든 단색화 작품이다. 국내외 미술계의 높은 평가를 받는 건 물론 아트페어 및 경매가 열릴 때마다 작품이 수억원에 거래되는 등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오늘의 볼트 카지노을 만든 건 구십 평생 “한자리에 가만히 안주하기 싫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화풍을 시도하는 실험 정신과 성실함이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볼트 카지노 5975’전은 화가로서 첫발을 뗀 1959년부터 접합 연작에 다다르기 전인 1975년까지의 작품 50여 점을 통해 ‘청년 볼트 카지노’의 치열한 고민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전시 초입에 볼트 카지노 '자화상'(1959)이 걸려 있다.  아트선재센터 제공
전시 초입에 볼트 카지노 '자화상'(1959)이 걸려 있다. 아트선재센터 제공
1935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그는 6·25전쟁이 끝난 뒤인 1955년 홍익대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전시는 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1959년 그린 자화상으로 막을 올린다.

1950년대 후반부터 한국 미술계에서는 앵포르멜(비정형 회화)이라는 추상화 형식이 유행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화풍으로, 물감과 여러 재료를 덕지덕지 바른 캔버스를 통해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정치·사회적 불안을 표현한 게 특징이다. 전시장에는 볼트 카지노이 캔버스를 불로 그슬려 한국의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표현한 앵포르멜 작품들이 걸려 있다. 작가는 이 작품들을 프랑스 파리비엔날레(1965년)에 소개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전시 2부에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까지의 ‘기하학적 추상’을 만날 수 있다. 채도가 높은 색상과 명확한 선을 사용한 추상 작품이다. 대표적인 작품은 ‘도시계획백서’. 볼트 카지노개발계획으로 도시화·산업화하는 국토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캔버스 하단을 구불구불하게 만든 것도 인상적이다. 땅을 줄여 먼 거리를 가깝게 하는 축지법처럼,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국토 곳곳에 빠르게 닿을 수 있게 된 상황을 표현했다. 단청 문양과 돗자리 짜는 기법을 인용한 ‘탄생’ 연작은 새롭게 형성되는 근대적 사회 구조와 이로 인해 사라지는 전통을 결합한 결과물이다.
볼트 카지노 화백이 1960년대 후반 그린 기하학적 추상화 ‘도시계획백서’ 연작이 전시장에 걸려 있다. /아트선재센터 제공
볼트 카지노 화백이 1960년대 후반 그린 기하학적 추상화 ‘도시계획백서’ 연작이 전시장에 걸려 있다. /아트선재센터 제공
볼트 카지노 '도시계획백서 67'(1967).
볼트 카지노 '도시계획백서 67'(1967).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에서 활동할 때의 작품과 관련 자료가 등장한다. 볼트 카지노과 이건용, 심문섭, 김구림, 송번수 등 12명의 예술가와 평론가가 모여 결성한 AG는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실험미술을 전시하며 한국 미술사를 새로 썼다. AG에 참여한 이들 중 상당수가 지금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가 됐다. 당시 볼트 카지노이 석고와 스프링, 거울과 엑스레이 필름 등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들은 지금 봐도 전위적이다.

볼트 카지노은 철조망과 못 등을 캔버스에 붙이며 ‘입체와 평면의 공존’이라는 주제에 꾸준히 천착했다. 그 결과 1974년, 물감을 마대 뒤편에서 밀어내는 배압법이 탄생한다. 평면에 입체적인 요소를 넣으면서도, ‘그림은 캔버스 앞면에 그리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것이다. 그의 작품에 세계는 열광했다.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시카고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볼트 카지노 '작품73'(1973). 철조망을 써서 만든 작품이다.
볼트 카지노 '작품73'(1973). 철조망을 써서 만든 작품이다.
볼트 카지노 '접합1974'. 리움미술관 소장품으로, 이번 전시를 위해 빌려왔다.
볼트 카지노 '접합1974'. 리움미술관 소장품으로, 이번 전시를 위해 빌려왔다.
김선정 예술감독은 “볼트 카지노 실험 정신이 초기 어떻게 시작됐고 이어져 왔는지 보여주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1975년 이후에도 하종현은 다채로운 색상을 접목한 ‘이후 접합’ 연작을 발표하며 꾸준히 새로운 화풍을 개발해왔지만 아쉽게도 전시는 여기까지다. 볼트 카지노 후기 작품은 오는 3월 인근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하종현 5975’전 관람료는 1만원. 전시는 4월 20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