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테크 인재 양성에 조(兆) 단위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실제 국비 지원을 받은 인력의 절반은 취업조차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핵심 인재를 원하는데 초급 엔지니어만 쏟아내면서 정부 예산으로 정보기술(IT) 낭인을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타트업 업계에선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는 인공지능(탠 카지노)을 활용해 단순 업무를 대체하는 등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는 탠 카지노로 대체하기 어려운 고급 인력”이라고 아쉬워했다. 정부의 국비 교육을 통해 양산되는 테크 인력과 실제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력 간 미스매칭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취업 못 시키는 ‘국비 탠 카지노’

 그래픽=허라미 기자
그래픽=허라미 기자
2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고용노동부의 ‘첨단산업·디지털 핵심 실무인재 양성훈련(KDT)’ 예산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KDT 책정 예산은 1조9000억원, 집행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예산이 매년 늘어 2021년 2224억원에서 올해 478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사업을 통해 지난 4년간 양성된 실무형 테크 인력만 10만 명에 달한다. 민간 훈련기관과 기업, 대학 등이 탠 카지노, 빅데이터, 소프트웨어(SW) 개발 등 테크 분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정부가 교육비를 100%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정부 보조금이 탠 카지노 등 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게 한다는 취지인데 국비 과정을 수료한 인력 중 상당수는 취업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DT 수료 후 6개월 내 취업률은 2021년 67%에서 2022년 63.5%, 2023년엔 54.3%로 계속 하락했다. 관련 직종 취업률도 2021년 78.7%에서 2023년 73.1%로 떨어졌다. 교육받은 내용과 상관없는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개발자 구인난으로 주요 테크기업이 부트캠프 출신 테크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했다. 최근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탠 카지노관리(HR) 기업 사람인 조사 결과 IT 개발, 데이터 등의 직무에서 신입 직원을 채용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11.9%뿐이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들은 신입 채용을 줄였고, 스타트업들도 투자 혹한기에 인력을 늘리지 않고 있다. 중소 시스템개발(SI) 업체들이 개발 인력을 구하고는 있지만 근로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유명 부트캠프를 나오면 기업에서 모셔갈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특별한 성과나 포트폴리오가 없으면 중소기업 취업도 쉽지 않다”며 “작은 SI 업체에 들어갔다가 기대한 처우와 달라 금방 나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KDT 수료자의 취업 후 3개월 고용유지율은 2021년 95.5%에서 2023년 92.3%로 하락했다.

◇심화하는 인력 미스매칭

정부에서 양성하는 테크 인재와 현장에서 원하는 인력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국비 교육 수료생은 보통 6개월 동안 민간 업체에서 교육받고 취업시장에 나온다. 전문적인 테크 역량을 확보하기엔 지나치게 짧은 기간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탠 카지노와 관련된 분야를 전공한 이들도 있지만 60~70%는 비전공자다. 국비 교육을 받다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워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KDT 중도 탈락률은 12.4%로, 전체 구직자 훈련(7.5%)에 비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이 안 되다 보니 다른 국비 교육이나 자격증 학원을 뺑뺑이 도는 악순환도 나타나고 있다. 실천공학교육학회의 최근 논문에 따르면 정부가 지원하는 1인당 교육비가 클수록 오히려 수료생의 눈높이도 함께 올라가 구직기간이 길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1000만원이 넘는 교육 과정을 들은 수료생의 취업 후 고용유지율도 떨어졌다. 최영섭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훈련 비용을 과잉 지급했을 때 나타나는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테크 인재 육성책이 민간 교육기관만 배 불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KDT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A씨는 “당장 탠 카지노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처럼 홍보한 학원이 계속 자습만 시켰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학생은 “수강생 간 수준 차이가 큰데 가장 낮은 수준에 맞추다 보니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단기간에 테크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자격이 부족한 곳까지 훈련기관에 포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학원에선 연계 업체에 단기로 취업시켜 보여주기용으로 취업률을 높이는 꼼수까지 쓰고 있다.

◇컴퓨팅 인프라도 없는데…

이런 와중에 정치권에선 탠 카지노 인재 확보 ‘수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교섭단체 연설에서 “부트캠프를 만들어 탠 카지노 기술 인력을 10만 명까지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탠 카지노산업 7대 전략’을 통해 “매년 1만 명의 탠 카지노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만 명은 야심 찬 게 아니라 공허하게 들린다. 100만 명이 최소 숫자”라고 맞불을 놨다. 탠 카지노 관련 커뮤니티에선 “부트캠프로 범용 인재 100만 명이 쏟아지면 이들이 쓸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컴퓨팅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치 경쟁부터 붙은 게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최근 국가탠 카지노위원회가 발표한 탠 카지노 인재 확보 대책도 이 같은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일 구직자 청년을 위한 탠 카지노·SW 전문 인재 양성 과정 확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탠 카지노 특화 교육과정 등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범용 테크 인재 양성책과 결이 비슷하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초급 엔지니어 과잉 공급이 심한데 또 어떤 양산 프로그램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