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시네마의 ‘얼굴’ 진 카지노 미국

올해 95세를 맞은 진 카지노 미국이 2월 27일 그의 집에서 부인과 함께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더 정확하게는 그가 키우던 개까지. 참으로 기이하기 이를 데 없는 죽음이지만 무엇보다 안타깝다. 미국 영화사의 커다란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갔다.

진 카지노 미국은 1956년 캘리포니아에 있는 파사디나 플레이하우스에 입학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이곳에서 그는 또 다른 연기 지망생, 더스틴 호프만과 친구가 되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반의 동기였던 이들이 하도 수업을 많이 빼먹어서 (배우로서) 가장 성공 확률이 낮은 두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역시 세상은 늘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법이다. 카지노 미국은 학교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는 뉴욕으로 떠나버린다.

뉴욕에서 그는 서서히 커리어를 쌓기 시작해 1961년 <매드 도그 콜이라는 카지노 미국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텔레비전과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를 오가며 본격적인 배우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럼에도 연극 무대를 더 즐겼던 그는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진 못했다. 그가 마침내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신호탄이 되었던 아서 펜의 1967년 작품, <보니 앤 클라이드를 통해서다. 그는 이 카지노 미국에서 보니, 클라이드와 함께 은행을 터는 강도, 벅 배로우 역을 맡았다.

카지노 미국이 <보니 앤 클라이드에서 보여준 연기는 실로 놀라운, 그리고 새로운 것이었다. 그의 캐릭터는 은행털이에 비겁한 악역이었지만 겁에 질리고 방황하는 청년이기도 했다. 그의 얼굴 (표정)은 이전 시대의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층위와 그림자를 가지고 있었다. 결국 카지노 미국은 <보니 앤 클라이드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부문에 처음으로 노미네이트 되었다. 이 시점에서 파사디나 플레이하우스에서 그를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 학생으로 뽑았던 배우 지망생들과 선생들은 모두 후회했을 것이다.

첫 아카데미 노미네이션 이후 텔레비전, 브로드웨이, 카지노 미국 할 것 없이 그를 찾는 작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의 노래 (길버트 케이츠, 1970)로 한 번 더 아카데미에 후보로 오른 후 마침내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프렌치 커넥션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카지노 미국의 이후 커리어는 모두가 아는 전설이다. 그는 <프렌치 커넥션 이후로 3년간 무려 10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명실공히 할리우드의 탑 배우로 부상했다. 그는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칸 영화제를 포함한 세계 최고의 영화제들에서도 주목하는 배우가 됐다. 물론 카지노 미국의 스타덤은 그의 비범한 재능이 가지고 온 결과지만 동시에 그가 작업한 수려한 영화들, 특히 1970년대에 그가 함께 작업한 감독들과 그들의 뛰어난 작품들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카지노 미국은 좋은 감독과 영화를 고르는 감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카지노 미국이 출연한 <컨버세이션 (1974)은 <대부로 이미 명성을 얻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다음 연출작이었지만, 유럽식 작가주의와 닉슨 정부를 향한 정치적 비판이 뚜렷해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 코폴라의 첫 실패작이 될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컨버세이션은 칸 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코폴라는 <대부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며 세계 최고의 작가·감독으로 이름을 굳히게 됐다.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진 카지노 미국 배우로서의 위상, 그리고 아티스트로서의 비전이 재확인되었음은 물론이다.

이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용서받지 못한 자, 알란 파커의 <미시시피 버닝 등 다양한 영화들에서 카지노 미국은 여전히 그만의 캐릭터 연기로 탑 배우의 명성을 이어 나갔다. 그럼에도 내게 진 카지노 미국의 최고작은 마이크 니콜스가 연출한 <버드 케이지였다. 미스터리와 웨스턴, 느와르와 같은 지극히 남성적인 장르에서도 악역 혹은 형사 역을 주로 맡아왔던 그는 스타가 된 이후에도 한참이 지나서야 코미디에 출연했다. 이는 코미디를 향한 주저함이나 우연이라기보다 카지노 미국의 숙원사업 같은 것 아니었을까 해석된다.

<겟 쇼티는 그의 첫 코미디 출연작이자 처음으로 그가 제작을 맡은 프로젝트로 카지노 미국이 특별히 작품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는 바로 다음 작품도 코미디 영화, <버드 케이지를 선택했다. 로빈 윌리엄스와 네이단 레인이 게이 커플로 등장하는 이 작품에서 그는 커플의 아들이 결혼하려는 딸의 아버지, 상원의원 ‘케빈 킬리’역을 맡았다.

거의 30여년의 세월 동안 빛보다는 어둠에서, 일상 보다는 음모의 한 가운데 있었던 카지노 미국을 코미디 영화에서 보는 기쁨은 생각보다 크고 강렬한 것이었다. 그는 슬랩스틱과 말장난이 난무하는 상황극에서 가히 날개를 단 듯했다. 특히 로빈 윌리암스와 그를 한 화면에 보는 것은 마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현장을 목도하는 것처럼 짜릿하고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던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정말 좋은 일생과 영화들을 만들어 놓은 그가, 남은 생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던 그가, 조금 더 살기를 거부하고 우리를 떠난 것이 말이다. <버드 케이지의 장면들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같은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로빈 윌리엄스 때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진 카지노 미국의 환한 웃음 때문이다. 정말 귀하고도 빛나는 그의 웃음을 간직한 영화, <버드 케이지를 다시 보고 싶다.

김효정 카지노 미국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