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은 우리 국민에겐 정말이지 트라우마 증상이 나타나도 하등 이상하지 않은 전쟁 같은 한 달이었습니다. 12월을 시작하자마자 고도로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 2024년에 일어나리라곤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비상 계엄이 있었고, 놀란 가슴을 채 진정시키기도 전인 12월 말에는 전쟁도 아닌 비행기 사고로 무려 179명이 희생되는 사상 최악의 항공 참사가 발생했으니까요.

그 어느 때보다 국민 정신건강이 심히 걱정되는 요즘, 정신과 의사 9명이 쓴 책 <그대의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에 닿았습니다를 읽자마자 말 그대로 책 내용이 제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에 와서 닿았습니다.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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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치 시집 같은 서정적인 책 제목과는 달리 놀랍고 충격적이며 가슴 아픈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때론 필자들이 풀어놓는 케이스들이 너무나 안타깝고 슬퍼서 책 읽기를 잠시 중단할 정도로 말이죠.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 상황으로 가득한 이 책은 그 어떤 소설보다 강력한 감동이 담겨 있습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을 맡고 있는 정신과 의사 심민영은 이 책의 ‘트라우마’ 편에서 고등학교 2학년 가을 자신의 조모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실을 털어놓으며 글을 시작합니다. 자신의 가장 큰 트라우마를 밝히며 서두를 연 그는 세월호 참사, 메르스, 코로나19 등 국가적 재난 시 심리지원을 하며 만난 이들의 트라우마에 대해 가족, 친구 등 본인의 내밀한 경험과 교차하며 서술하는 방식을 통해 더욱 몰입감을 높입니다. 그녀는 재난이나 참사로 사랑하는 이를 잃고 상실의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과 죄책감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을 건넵니다.

"상실의 고통과 죄책감은 고인이 그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를 말해주는 신호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죽음을 두고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기억 속의 존재로 재배치하는 애도는 길고 먼 여정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없음을 뼈저리게 깨닫고 사랑한 만큼의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 겪은 후에야 그 사람이 없는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사랑하는 이의 육신은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 기억 속에 남으면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라는 애도의 참뜻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담담히 말합니다. 역시 정신과 의사답게 건강한 애도의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상실의 비극적 측면에 사로잡히게 되면 특정한 순간에 갇혀 정작 고인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놓치게 된다. 또한 과도한 자책으로 이어져 애도의 여정에 걸림돌이 된다. 그 순간을 빠져나오는 데 필요한 것은 생각의 전환이다”
상실의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은 너무나 당연하나, 과도한 자책은 경계해야 한다고 엄중히 조언합니다. 사랑한 만큼 건강하게 충분히 애도한 다음, 그 사람이 없는 세상으로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이죠. 그리고 나의 추억이 있는 한 그 사람은 영원히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위로합니다.
“우리는 가슴속에 간직한 추억을 통해 그 사람과 이어져 있다. 그 사람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나’를 통해 그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

이 책에 따르면, 누구든지 평생에 1회 이상 트라우마 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70~80%에 달한다고 합니다. 누구도 트라우마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말이죠.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진료 현장에서 트라우마로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받는 이들을 만나면서, 본인 자신 또한 크게 충격을 받고 아파했던 경험을 털어놓습니다. 너무나 착하고 바르게 산 이들이 재난과 참사를 겪으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상황을 끊임없이 목도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저자는 바로 그 트라우마를 당한 당사자들이 보인 놀라운 회복력에 오히려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더 이상 절망의 구렁텅이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사람들은 스스로 회복해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이라고 부른다. 역설적으로 트라우마는 사람들이 내면에 엄청난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가르쳐줬다.”

‘착하게 살면 적어도 나쁜 일은 당하지 않을 것’이라 권선징악을 믿었던 저자는 ‘규칙 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상식이 통하지 않는 역경’에 트라우마를 겪는 당사자들만큼 당황하고 좌절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준 놀라운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 덕분에 본인 또한 크나큰 위로와 함께 너무 당연 해서 간과하기 쉬운 ‘오늘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이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마지막 하루일지도 모른다. 지금 그 사람과 주고받는 대화가 마지막 말이 될 수도 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 표정이 마지막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내가 목격한 트라우마 장면들은 매일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내게 전해줬다.”

누구나 삶이란 긴 여정을 통과하다 보면 트라우마와 만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 트라우마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위협받고, 때로는 영영 거기서 헤어날 수 없다는 공포를 느낄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 모두에겐 트라우마라는 깊고 긴 심연에서 지상으로 떠오를 수 있는 ‘카지노 꽁머니 즉시지급’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트라우마로 힘겨워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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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안 서평가/디아젠다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