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65%, 5년에 209% 카지노 룰렛판 증시 파고 이겨낸 '약속의 주식들'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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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에픽파트너 대표./사진=이시은 기자
김기훈 에픽파트너 대표./사진=이시은 기자
“테슬라에 ‘물타기’할 때가 아닙니다. 미국을 더 넓게 살펴야 합니다.”

김기훈 에픽파트너 대표는 20일 인터뷰에서 “대형 기술주 성장세에 가려졌던 미국 증시의 ‘터줏대감’ 종목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2008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주식 투자 세계에 발을 들인 그는 더블유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트라움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쳤다. 최근 G2(미국·중국) 전문 투자사를 표방하며 에픽파트너를 차렸다.

5년간 208% 오른 美 터줏대감들

김 대표는 “미국의 인공지능(AI) 패권을 향한 중국의 위협이 거세다”며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히 카지노 룰렛판을 증명한 왕년의 대표주를 다시 주목할 때”라고 말했다. 그가 꼽는 유망 투자처는 애브비(제약), 필립모리스(담배), 코카콜라(식음료), 벅셔해서웨이(투자·보험) 등이다. 미국 주식을 오래 경험한 서학개미들에겐 익숙한 이름이다. 김 대표는 “관세 전쟁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업종별 1등주는 매년 소폭이나마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경기 방어주 특징까지 갖고 있다”고 짚었다. 이들 종목 주가는 지난 1년간 14.04~64.77%씩 올랐다. 5년으로 넓혀 보면 80.89~208.87%의 높은 카지노 룰렛판률을 기록 중이다. 앞으로도 최소한의 경제 성장률만 뒷받침된다면 탄탄한 인구 구조를 바탕으로 견조한 주가 흐름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AI 기업 딥시크가 판도를 바꾼 중국에선 ‘체급별 기술주’를 고루 담으라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중국 기술주의 경쟁력은 제조업 밸류체인(가치사슬)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샤오미, 알리바바 등으로 포트폴리오 기반을 잡고 로봇 등 성장 분야에 베팅하라”고 조언했다. 작년 말 홍콩증시에 상장한 협동로봇 업체 도봇,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사 유비텍 등이 그의 관심주다. 자율주행 기술의 잠재력이 돋보이는 BYD도 투자 매력도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내수주인 장난감 업체 팝마트, 음료체인 미슈에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금융 완화 조치와 다자녀 지원 정책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진단에서다.

中 투자, '차이나 AMC' ETF 등 편리

김기훈 에픽파트너 대표
김기훈 에픽파트너 대표
중국과 미국의 투자 비중은 6대 4로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중국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이미지는 2000년대 유행했던 인프라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며 “미국 증시가 저가 구간에 돌입했다는 주장들엔 동의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카지노 룰렛판률을 기록하고 있다면 차익 실현에 나서며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의 기술주에 직접적으로 베팅하고 싶다면 상장지수펀드(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본토엔 알짜 로봇주만 하더라도 셀 수 없이 많지만 외국인 거래가 제한되고 투자 정보를 찾아보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차이나AMC 명칭이 붙은 ‘차이나 AMC CSI로봇’ 등 기술주 관련 ETF를 통하면 보다 편리한 투자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최근 저점 매수를 노린 서학개미가 부쩍 늘어난 미 기술주 레버리지 ETF 투자에 대해선 강한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테슬라, 아이온큐 등 종목의 2~3배 레버리지 ETF를 전우의 시체를 넘어가며 투자하는데 더 이상의 ‘사자의 심장’을 갖는 것은 위험하다”며 “투자자가 하락하는 주식을 사는 심리는 전고점이라는 타깃이 보인다는 점이 큰데 기술 성장주는 좋은 투자의 시기가 정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 AI 기술에서 미국이 독보적인 역량을 보이기 어려워 전고점을 단기간 내 넘어서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레버리지형 ETF의 경우 카지노 룰렛판만큼 손실 폭도 커질 수 있는 구조적 단점을 지니고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는 당부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