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레고카지노 삭발
심한 레고카지노로 고민하던 대학생이 있었다. 병원에서 머리카락을 심기로 결심하고 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드디어 머리카락을 심은 날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당당히 집으로 돌아온 그에게 어머니가 말했다. “얘! 너 영장 나왔어!”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지만 실제로 머리카락이 뭉텅뭉텅 빠지는 사람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병도 아니고 크게 불편하지도 않으나 당사자들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 머리카락 수는 10만개 안팎이다. 하루 0.35㎜씩 자라면서 5~6년을 주기로 빠지고 나는 과정을 반복한다. 하루 50~70개 빠지면 정상인 반면 100개를 넘으면 레고카지노로 본다.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머리를 너무 많이 쓰면 빠진다고 확신했다. 그래선지 16세기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이 대머리였던 것도 결혼조차 하지 않고 국정에 몰두한 끝에 얻은 ‘직업병’이라고들 했다. 요즘엔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 작용, 스트레스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동안 레고카지노방지제나 모발생성제가 수도 없이 개발됐다. 검은 콩, 검은 깨 따위를 먹는 민간요법에서부터 자외선 치료, 레이저 빗처럼 과학의 힘을 내세운 것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틈날 때마다 바르고 먹고 두드려도 뚜렷한 효과를 봤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불편을 감수하고 가발을 쓰거나 심는 길밖에 없다는 얘기다.

레고카지노로 고민하느니 삭발을 하는 게 자신감 있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앨버트 맨즈 미국 와튼스쿨 박사)가 나왔다고 한다. 머리를 싹 밀면 대머리에 비해 더 매력적이고 강인해 보인다는 것이다. 또 대머리 아닌 한 남자의 평소 모습과 삭발한 모습을 344명에게 보여줬더니 삭발한 쪽의 이미지가 더 남성적이고 우월해 보인다는 대답도 나왔다. 까까머리가 군인이나 브루스 윌리스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란다. 재계에도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립자,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댄 애커슨 제너럴모터스 CEO 등 맨머리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들은 얼마든지 있다. 줄리 래스라는 이미지 컨설턴트는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하면 아예 삭발해 버리라고 조언한다.

머리카락이 빠지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다면 아무 문제 없다. 다만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밤새 사라진 머리카락이 얼마나 되나 고민하는 사람들은 과감하게 레고카지노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겠다. 물론 머리를 밀면 너무 불량해 보이거나 두상(頭相)이 맨머리에 어울리지 않는 경우는 어쩔 수 없겠지만.

이정환 논설위원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