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농촌 표심잡기에 급급해 또 다시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득을 본 기업과 산업의 이익 중 일부를 환수해 농어업 등 피해산업에 직접 지원하자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그것이다. 농림수산위 소속 여야 의원 17명이 발의한 이 법안은 이미 상임위를 통과,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농민단체들이 주장해왔던 이른바 ‘무역이득카지노 가입머니’를 기어이 입법화하려는 국회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들고나왔던 초과이익카지노 가입머니만큼이나 황당하기 이를데 없는 발상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과잉입법이다. 더구나 이런 식의 처분적 법률은 위헌이라는 헌재 판결도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당장 기업의 수출증대가 FTA 효과로 인한 것인지, 기업 자체의 기술혁신이나 생산성 향상 노력에 따른 것인지부터 판정하기 어렵다. 그러니 정부 말대로 FTA로 인한 산업별, 기업별 이득의 계산 자체는 물론이고, 이득을 환수한들 누구에게 얼마씩 배분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회는 지원을 하지 않으면 농촌이 당장이라도 절단날 것처럼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래프에서 보듯 현재 농가 평균소득은 도시가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30대 이하는 오히려 도시가구를 웃돈다. 이런 식의 퍼주기 지원으로 농어업이 강해졌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지난 20년간 피해보상 명목으로 200조원 가까이 지원됐고, 지금도 FTA 피해지원 등 온갖 보조금으로 절어있는 농어업이다. 뉴질랜드는 정부 보조금과 보호정책 철폐로 농어업 경쟁력을 되살렸다. 농어업은 언제나 개방의 피해산업이고, 무조건 보호대상이라는 인식이야말로 농어업을 망치는 주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