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정부 부처인 카지노 입플를 해체하는 행정명령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해외 개발 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도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정부 개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이다. 특히 카지노 입플 해체는 교육 정책을 각 주로 이관하는 측면도 있어 주목된다.

◇카지노 입플 효율화 대상, 보수층서 폐지 선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와 최근 사실상 카지노 입플를 폐지하는 입법안을 마련하는 행정명령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카지노 입플 기능 일부를 폐지하거나 특정 기능을 타 부서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이미 카지노 입플 직원 최소 60명이 지난달 31일부터 유급 휴가를 받은 상태라고 WSJ은 소개했다.

카지노 입플는 1979년 당시 전국 최대 교사 노조인 ‘전국교육협회’의 요구를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창설됐다. 직원 수는 4400명 가량으로 연방 정부 장관급 조직 중 가장 작지만 정부 효율을 기치로 내건 DOGE가 해체 또는 조직 축소를 검토하는 주요 정부 부처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카지노 입플 폐지를 공약했다. 교육에 대한 연방정부 개입을 제한하고 각 주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취임식 전날인 지난달 19일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서도 카지노 입플의 기능을 각 주로 돌려놓겠다고 재확인했다. 미국의 초중고교 교육은 대부분 각 주나 카운티 단위로 이뤄지고 있고 대학교육은 자율성이 큰만큼 카지노 입플으 역할이 적은 점도 카지노 입플 폐지가 거론되는 이유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의식한 측면도 있다. 보수층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이뤄진 학자금 대출 탕감, 교육 현장에서의 성소수자 권익 강화를 이뤄진 PC주의(정치적 올바름) 등에 비판적이었다.미국의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주도로 작성됐던 정책 제언집 ‘프로젝트 2025’에도 카지노 입플 폐지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이 계획과 관련이 없으며 모든 아이디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BBC는 “주요 정부 직책에 (프로젝트 2025의) 저자가 여러 명 지명됐고, 초기 행정명령의 대부분은 보고서에 명시된 제안을 면밀히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카지노 입플 폐지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카지노 입플를 폐지하려면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지난주 토머스 매시 연방 하원의원(공화·켄터키주)이 2026년까지 카지노 입플를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선 상원에서 찬성표 60명이 필요하고 최소 7명의 민주당 의원이 이 계획을 지지해야 한다”며 “이는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현재 상원 내에서 민주당 의원은 53명이다. 미국 내 여론도 카지노 입플 폐지에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WSJ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1%는 카지노 입플 폐지에 반대했다.

◇국제개발처, 청산 대상 낙인

트럼프 행카지노 입플는 미국의 해외 개발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도 축소 및 통폐합에 나서기로 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미 공화당·민주당 지도부에게 “USAID의 특정 부서, 사무실, 업무를 재편성하고 흡수하기 위해 의회와 협의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 경우 USAID는 국무부 산하 조직으로 격하될 전망이다. 루비오 장관은 엘살바도르에서 기자들과 만나 “USAID의 처장 대행을 겸임하겠다”고도 밝혔다.

미 카지노 입플가 USAID를 ‘청산 대상’으로 보는 것은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 원조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머스크가 USAID 공격에 적극적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DC의 USAID 본부 직원들은 이날 본부로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이메일로 받았다. 머스크는 이 기관을 “범죄 조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USAID는 직원 1만여 명에 연간 428억달러(62조4000억원)의 예산을 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