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피터 틸 카지노 양상수 공동창업자가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에 도착했다. 부통령 후보를 고심하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를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틸의 히든 카드는 ‘개천의 용’ JD 밴스 상원의원. 틸은 벤처캐피털(VC) 미스릴캐피털의 직원이던 밴스가 2022년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자 무려 1500만달러의 슈퍼팩(정치자금 모금단체)을 만들어 후원했다. 실리콘밸리에선 밴스 부통령과 틸의 관계를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맥스 레브친과 틸이 세운 콘피니티에 자신의 회사인 X.com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카지노 양상수 출범에 기여한 일론 머스크도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에 임명돼 구조조정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 최근엔 독일 극우 정당을 적극 지지하고 나서 유럽 정치 지형에까지 막강한 영향을 행사하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거대한 카지노 양상수 네트워크의 양대 수장인 머스크와 틸은 기존 빅테크 거물들과 달리 왜 정치라는 ‘뜨거운 감자’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일까. 실리콘밸리 전문가로 꼽히는 마거릿 오마라 워싱턴대 교수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들은 그들이 신봉하는 자유주의를 트럼프와 자신들의 공통분모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기대 테크와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려 한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접수한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과두제 우려" vs "기술 실리주의"

국방·금융 장악한 피터 틸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는 1998년 창업부터 2002년 이베이에 15억달러에 매각되기까지 카지노 양상수이라는 온라인 결제 스타트업에서 함께 일한 수백 명의 엔지니어, 네트워크 설계자, 제품·보안 전문가,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 등을 말한다. 카지노 양상수 동문은 지난 20여 년간 거의 모든 주요 실리콘밸리 기업을 설립하고, 투자하고, 자문했다. 이들의 순자산을 합하면 뉴질랜드 국내총생산(GDP)보다 많다.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는 역대 어느 집단보다도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과거 군산복합체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은 늘 찬반 논쟁을 일으켰다.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미국식 혁신의 토대가 됐다는 측과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힘을 소수의 테크노-유토피아적 자유지상주의자가 쥐고 있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최근 틸과 머스크의 행보는 이 같은 논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카지노 양상수의 ‘영원한 엔지니어’ 맥스 레브친과 수학 퍼즐을 즐겨 한 천재이면서 스탠퍼드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하고 VC업계에 뛰어든 틸은 2016년 일찌감치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친(親)민주당 성향인 테크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의 막후로 부상한 틸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그가 전면에 나서지 않았을 뿐 백악관 테크 관련 조직을 그의 ‘패밀리’가 접수했다. 틸캐피털 최고운영책임자(COO)이던 마이클 크라치오스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최고기술책임자를, 올해 2기 정부엔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맡았다. 틸의 VC 창업 동지인 켄 하워리는 주스웨덴 대사를 지낸 뒤 이번에 그린란드 영유권을 두고 중요성이 부각된 주덴마크 대사로 임명됐다. 미국 인공지능(AI)과 암호화폐 총괄로는 카지노 양상수 COO였던 데이비드 색스가 부임했다.

머스크는 미래산업, 정부효율 주도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의 또 다른 한 축은 머스크다. 실리콘밸리의 다른 테크 거물들처럼 민주당을 지지하고 정치 관여를 자제하던 그가 친트럼프로 돌아선 데엔 틸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틸이 2016년 대선에서 어떻게 정치권력의 막후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지켜본 머스크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후원하는 슈퍼팩 ‘아메리카팩’을 만들고 매달 45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DOGE 수장인 머스크는 정부 효율을 통한 예산 절감이라는 사명을 안고 구조조정의 칼춤을 추고 있다.

틸과 머스크는 작년까지만 해도 각자의 길을 걸었다. 머스크는 카지노 양상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틸 등에 의해 축출된 쓰라린 경험이 있다. 견원지간이나 다름없던 이들이 트럼프라는 공통의 울타리에 모이도록 만든 힘은 직접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머스크는 화성 이주를 설명하면서 그곳에선 직접민주주의가 적합하며, 비즈니스에 방해가 되는 법률은 시민 투표로 언제든 없앨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움직임이 극단적인 기술 실리주의에 바탕을 뒀다는 시각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 정책에 지친 터라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시적 동맹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오마라 교수는 이에 대해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는) 전통적 의미의 좌파도, 우파도,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에게 ‘토사구팽’당할 수도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 이전에도 미국 빅테크 거물들은 세상을 바꾸는 그들의 힘을 믿었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플랫폼의 지배자들은 직접 정치에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플랫폼이 도시의 설계를 바꾸고, 나라의 혁신에 ‘플라이휠’ 역할을 한다고 여겼다. 틸과 머스크로 대표되는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의 정치 참여는 기존 빅테크 사고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의 대두는 ‘테크 과두제’(tech oligarchy)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고별사에서 “극도의 부와 권력, 영향력을 지닌 과두제가 미국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을 주 고객사로 둔 팰런티어, 달 탐사 로켓을 띄우고 4만2000여 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전 세계 위성 인터넷을 독점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운 스페이스X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다. 팰런티어와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당선 이후 지난 7일까지 각각 48.91%, 167.89% 올랐다.

거꾸로 트럼프 대통령이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중국의 기술 패권을 억제하고, MAGA를 실현하기 위해 트럼프가 이들을 활용할 뿐이라는 얘기다. 트럼프와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의 결탁은 의외의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 주요국은 미국의 패권형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 독과점 규제 등 기존 정책 기조를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야당 대표가 기술실리주의와 흑묘백묘론을 결합하기 시작한 것도 카지노 양상수 마피아가 불러온 나비효과 중 하나로 해석된다.

카지노 양상수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