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기로에 선 카지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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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미 마사루 카지노사이트가 기로에 서 있다. 자력 경제회복의 길에 들어서느냐, 장기침체의 늪에 머무느냐의 갈림길에 있다. 이때 "거시경제적" 환경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특히 적절한 통화정책은 기로에 선 카지노사이트를 순조롭게 변화 발전시켜 나가는데 매우 중요하다. 일본 통화정책의 핵심은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사라질 때까지 통화팽창을 유도, 경기부양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통화공급적인 측면에서 세가지 큰 약점을 갖고 있다. 자본생산성 하락, 높은 저축률, 리스크자본 부족이 그것이다. 이 때문에 금리를 내리고 정부지출을 늘려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약점들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경제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먼저 자본생산성의 하락에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일본은 세계화가 진행되고 자본흐름이 자유화되면 될수록 투자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는 일본사회에 이미 거대한 자본이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노동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설비투자를 크게 늘려 고정자본을 축적해 왔다. 2차대전 이후 줄곧 이같은 패턴속에서 고도경제성장을 이뤄왔다. 그 결과 일본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일의 자본축적국이 됐다. 일본이 이 덕에 세계최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기록한다는 사실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고정자산이 늘수록 자본의 생산성은 그만큼 떨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자본수익률과 자산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일본의 자본배분시스템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투자자입장에서는 투자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이 와중에서 노동생산성을 높이려고 투자를 늘린다는 것은 자본의 효율성만 계속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따라서 투자를 늘리기보다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과거 버블시기의 퇴적물들을 걷어내고 자본과 노동을 "고수익 신업종"에 재배치해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저축률도 문제다. 자본은 저축을 통해 축적돼왔다. 그러나 너무 높은 저축률은 투자매력을 줄이고 경기부양면에서도 적지않은 문제를 일으킨다. 지난 70년대 일본의 평균 가계저축률은 20%대였다. 80년대 들어 저축률이 다소 떨어져 10~15%대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저축률이 가장 높다. 라이프 사이클에 근거한 일반적인 인구통계나 사회발전 단계를 감안하면 90년대 들어서는 저축률이 떨어져야 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90년대에도 저축률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에대해 혹자는 일본인들이 원래 저축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민족성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총리실과 일본중앙은행이 공동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왜 저축을 계속하는가"라고 물어봤다. 장년층은 불안한 미래와 연금 등 사회보장제 축소로 저축을 줄일 수 없다고 했다. 젊은층도 마찬가지였다. 이들도 미래에 대한 보험용으로 지출을 줄인다고 대답했다. 민족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중장년층과 젊은층이 동시에 저축에 매달리는 "더블 저축시대"에일본이 놓여있다고 한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노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중장년층은 자녀교육을 위해 연금에서 돈을 빼내 다시 저축한다. 젊은이들도 앞으로 연금납부층이 줄어 연금액이 축소될 것을 우려해 별도로 저축한다. 이처럼 일본은 가계의 저축 필요성은 높아지고 그에따라 소비가 부진,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악순환되고 있다. 이런 형편에서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출을 늘리거나 무역흑자를 확대하는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리스크를 안은 투자자본이 적은 것도 골칫거리다. 일본에서는 안전한 은행저축이 인기다. 이는 주식투자를 좋아하는 미국인들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인들은 가계자산중 절반 이상(55%)을 은행저축액과 현금으로 갖고 있다. 주식은 7%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사람들은 자산중 43%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은행저축과 현금보유량은 11%에 불과하다. 증시로 가는 리스크 자본은 벤처산업을 일으키는 자양분이 된다. 은행돈은 많은데 리스크 자본이 부족, 산업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일본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벤처산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가능성을 더 키우기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시급하다. 규제가 완화돼야 경쟁이 이뤄지고 경쟁이 이뤄져야 가계저축을 리스크 자본으로 끌어들일 만한 금융상품들이 나온다. ----------------------------------------------------------------------- 이 글은 하야미 마사루 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최근 스위스 바젤의 국제결제은행(BIS) 월례회의에서 행한 연설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일자 ).